서운해 할 일도 기뻐할 일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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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해 할 일도 기뻐할 일도 아닙니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03.1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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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광주고등법원 전주제1형사부 재판정에는 우리 지역 주민들로 꽉 찼다고 합니다.

이백명이 넘었다니 가히 우리 지역 주민들의 관심사와 애정은 높이 살 만합니다. 그 중에는 그 날의 판결 결과가 매우 합당하지 않다고 여기는 분도 있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었겠습니다. 어쨌든 지난 수개월동안 우리를 궁금하게 하고 잘되기를 바라고 의분을 느끼게도 했던 재판은 큰 결론을 내었습니다. 지지자도 반대자도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와 최고심의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흑과 백의 조화 속에서 살아갑니다. 세월은 시간이 모여 흐르고 시간의 흐름은 낮과 밤을 반복하게 합니다. 이렇게 오가는 세월 속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문화를 만들고 문명을 창조하면서 역사를 끊임없이 구성해 나간다고 합니다. 흰빛과 검은 빛은 삶의 하루를 양분하기도 하지만 대립적 개념으로 보면 적과 동지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하나가 없으면 안 될 대칭적 색깔이요 상호보완적 색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가 만나야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기억에는 6-70년대 군사독재시절 반공이라는 이름하에 조금만 거슬려도 무조건 처벌하고 탄압하며 기득권을 유지했던 당시 상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쩌면 당시 시대상황은 자기가 믿는 것만이 절대적이고 자신의 이익과 반하는 대상은 무엇이든 배척하고 말살해야 살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때의 맹신과 맹종이 오늘 날에도 통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날의 사회 환경은 민주와 자유라는 이름으로 제도로 너그럽게 관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을 지방자치시대라고도 하지만 다원주의사회, 대의민주주의사회라고도 합니다. 한동안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미명 아래 핍박과 압제의 고통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보수와 진보가 나란히 활보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경계할 것은 예전의 포악한 절대주의 전통을 ‘보수’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려는 무리들입니다. 그들은 민주와 개혁을 부정하며 예전의 절대 권력을 그리워하고 변화를 거부합니다. 분명한 것은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수하면 부자와 긍정이 떠오릅니다. 좋습니다. 진보에는 ‘갈등과 분열’이 따라 다닙니다. 그 실체를 짚어 볼 생각은 아예 않습니다. 잘못된 일입니다. 무릇 보수는 현실에 만족합니다. 진보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바꾸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갈등과 분열의 모습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꼭 알아야 할 것은 진보의 꿈은 갈등과 분열이 아닙니다.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고루 잘사는 사회를 꿈꿉니다. 서민이 빈민 되는 사회, 부정이 판치는 사회, 규범이 왜곡된 사회를 바꾸려하기 때문입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보수나 진보 자체를 문제 삼는 게 결코 아닙니다. 다만 서로 다른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만 보고 있다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이미지에 가려진 진실을 얘기하고 더구나 그 이미지가 권력에 의해 만들어놓은 허상이라면 더욱 더 진지하게 알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사물과 현상에 대하여 독단을 내리기 보다는 함께 의논하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혼탁한 세상에서는 혼자서는 아무것 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에 빠져 분노만 남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불의한 세상이냐 아니냐는 처지와 생각과 환경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춰진 불의에 대해 눈감고 외면하는 것은 용서받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오늘 개인이 처한 환경까지 매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공인과 공공단체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합니다. 그를 감싸고 있는 끊을 수 없는 인연이 있고 사연이 있어도 용기 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잘못된 일에 마냥 서운해 하거나 마냥 기뻐해서는 안 됩니다. 불의는 처단되어야 하지만 이 지역 주민과 사회는 자손만대 건강한 풍요를 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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