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사태 보는 듯한 예산삭감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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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사태 보는 듯한 예산삭감 비난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8.12.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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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가 내년도 예산 3835억원 가운데 19건 사업예산 31억9690만원을 삭감했다.
삭감을 두고 많은 말들이 나온다. 너무 많은 예산을 삭감했다는 반응부터 삭감사유는 제쳐두고 자신이나 단체와 관련된 예산이 삭감됐다며 삭감한 의원을 무조건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자는 지난 24일, 이번 예산심사와 관련해 가장 많은 예산을 지적하고 삭감한 전계수 의원을 만나 대담했다. 선거로 선출되는 의원으로서 군이 추진하겠다며 제출한 예산을 삭감하는 일이 만만하지 않고 많은 부담이 따르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그럼에도 어떤 기준으로 예산을 심사했는지 듣고 싶었다.
전 의원은 심사과정과 심사가 끝난 다음에도 ‘다음 선거 때 두고 보자’는 식의 협박성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예상했지만 실제로 전해 들으니 충격적이고 한심하다. 지역판 ‘한유총’ 사태다.
의원들이 부당한 이유로 예산을 삭감했다면 당연히 따지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타당한 이유를 들어 반박하기보다는 ‘나’, ‘내가 속해 있는 단체’와 관련된 예산을 삭감했다고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와 다를 것이 없다.
3835억원 가운데 32억여원이 많은 예산인지도 판단할 필요가 있다. 도내 다른 군에서는 전체 예산 대비 0.7%를 삭감한 의회를 향해 “스스로 의회의 기능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순창군의회의 이번 삭감률은 0.8%가량이다.
심사 결과만 놓고 보면, 삭감예산 32억여원을 뺀 3803억여원이 잘 편성됐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보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군(행정)이나 의원 누구도 나머지 예산은 모두 제대로 편성됐다고 장담하기 힘들 것이다.
전 의원은 삭감 기준으로 ‘많은 예산으로 특정인이나 특정단체만 혜택을 보고, 이미 자력으로 사업이 가능한 분야’를 제시했다.
전 의원뿐 아니라 군 의원들이, 개인적 친분이나 선거 때 도움여부 등을 배제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예산을 심사하고 삭감하면 아무리 많은 예산을 삭감하더라도 주민들은 의원들을 지지하고 이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지금 우리 군의 예산은 공무원이 모두 짠다고 볼 수 있다. 8명의 의원이 4000천억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수 일 만에 모두 살펴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의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예산의 실질적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주민들이 예산안 심사에 참여하는 방안을 확대해야 한다. 예산안을 사전에 공개하면 짧은 기간 안에 예산안 심사해야 하는 의원들의 부담감도 줄일 수 있고, 주민 의견이 반영된 예산이 완성될 수 있다. 특히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게 무리한 혜택을 주는 행위를 더 다양한 시각에서 감시할 수 있다.
끝으로 실제 선거를 빌미로 군수나 의원 등 정치인을 압박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다면, 의원들에게만 맡겨둘 일이 아니니 주민들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 그들의 요구와 그 요구에 협력하는 야합이 얼마나 한심하고 지역을 후퇴시키는 일인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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