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밤재터널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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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밤재터널이 갖는 의미
  • 임재호 전 풍산면장
  • 승인 2018.12.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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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호 (풍산 삼촌) 전 풍산면장

쌍치면과 복흥면은 이웃 정읍시와 인접하여 순창보다 훨씬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창군에 편입된 것은 역사적으로 아주 오래된 일이다. 멀리 백제시대 도실군 통일신라시대 순화군에 이어 1314년(충숙왕 1년) 지금의 순창군이란 이름을 갖게 된 후 지금까지 역사와 문화 등 단일공동체 운명을 함께 해 왔다. 이러한 양 지역은 순창군 11개 읍면 중에서도 지역세가 매우 크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사법부 기초를 세우고 법조인들의 사표로 추앙 받는 가인 김병로 선생을 비롯 후학 양성에 힘쓴 순창제일고 설립자 김영무 선생등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된 지역이기도 하다. 순창으로선 이 두 지역이 큰 보배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쌍치와 복흥면의 생활권 중심축이 언제 부턴가 순창이 아닌 정읍이 되고, 그 기울어진 정도가 너무 심하다 보니 ‘모이는 순창서 먹고 알은 정읍에다 낳는다’라는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이는 순창 지역경제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순창이란 지역공동체 형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듯 경제 생활권이 정읍으로 크게 기울진 원인에 대해 첫째로 꼽는 것은 순창과 최단거리인 국도 21호선의 위험한 밤재 고갯길 문제를 든다. 양 지역과 정읍시를 오가는 도로가 순창보다 훨씬 빨리 편리하게 개선되고 터널까지 뚫리는 바람에 더 가깝고 안전한 왕래가 보장되어 순창 보다 정읍을 활발히 오갔기 때문이다. 만약 순창과 최단거리인 국도 21호선이 정읍으로 가는 길처럼 교통 여건이 좋았다면 지금처럼 정읍으로의 경제생활이 크게 예속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역경제 생활권이야 그런다 치지만 행정업무 때문에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주민들의 애로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그래서 밤재터널 개설은 순창군의 오랜 숙원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2019년도 신규 국가예산사업에 터널 개설을 위한 타당성 심사용역비 1억원이 반영됐다. 이는 밤재 터널을 개설할 수 있는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앞으로도 수많은 난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본 사업이 계획대로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순창군 관계 공무원과 지역 정치권 인사들에게 더 많은 군민의 성원과 지지가 필요하다.
사실 지역 언론에 보도된바와 같이 밤재터널을 뚫겠다고 시작한지 십 수년이 지나면서 지난 2007년에는 정부의 제2차 5개년계획에 반영하여 기본설계까지 해 놓고 관련부처가 예산을 미반영하여 수포로 돌아간 적도 있다. 그 이후 줄기찬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4년에는 오히려 정부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제4차 5개년계획에 반영도 하지 않았다. 정부의 ‘경제성 우선 논리’가 자칫 모든 상황을 불가한 것으로 종료될 수도 있었지만, 국토연구원의 도로 안전성평가 연구용역을 근거로 한 순창군의 ‘안전성 우선 논리’가 밤재터널 개설이란 희망의 불씨를 지피게 한 것이다. 이는 첫 취임할 때부터 밤재터널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줄기차게 역설해 온 황숙주 군수의 끈질기고 치밀한 추진 전략의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밤재터널의 개설 문제를 놓고 작금의 남북한 문제와 비교해 보면 마치 분단된 남북철도 연결사업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순창으로선 그 보다 더 큰 의미일 수도 있다. 국민이면 누구나 우리나라 첫 번째 소원을 남북통일에 두고 있듯이 순창군민도 문화,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11개 읍면이 보다 더 끈끈하게 하나 된 순창을 이룰 수 있는 밤재터널 개설을 꼽을 것이다. 문제인 대통령이 남북통일의 희망을 심고 혼신을 다해 가꾸고 있듯이 황숙주 군수도 군민의 염원에 부응코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 필자가 1977년 8월 공직입문 수습차 쌍치면에 갔어야 했는데 밤재는 어림없었고 담양군 용면을 거쳐 천치재를 간신히 넘어 돌아간 기억이 생생하다. 4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겨울철이 되면 그 때와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순창의 남북 대동맥인 밤재터널의 개설을 손꼽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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