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이 ‘깊음으로’ 수영금지일까
수심이 ‘깊으므로’ 수영금지일까?
“여기는 상수원 보호구역임으로 낚시와 수영을 금합니다.”, “수심이 깊음으로 수영을 금합니다.” 강이나 저수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고문들이다.
그러나 예문의 ‘보호구역임으로’와 ‘깊음으로’는 틀린 표현이다. ‘보호구역이므로’와 ‘깊으므로’로 고쳐 써야 맞다.
이처럼 서로 유사한 ‘∼므로’와 ‘∼ㅁ으로’를 놓고 어떤 말을 써야할지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므로’는 ‘하므로/되므로/가므로/오므로’ 등과 같이 어간에 붙는 어미로, ‘∼이니까/∼이기 때문에’와 같은 ‘까닭'을 나타낸다. 예문 모두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깊기 때문에’와 같이 풀어쓸 수 있으므로 ‘∼므로’가 맞다.
이와는 달리 ‘∼ㅁ으로’는 명사형 ‘∼ㅁ’에 조사 ‘으로’가 붙은 것으로 ‘∼는 것으로/∼는 일로’와 같이 ‘수단ㆍ방법'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는 항상 약자들 편에 서므로 늘 존경받고 있다”와 “그는 항상 약자들 편에 섬으로 자신의 신념을 몸으로 증명해왔다”를 비교해 보면, 전자는 ‘∼하기 때문에’의 이유를 나타내는 말이고, 후자는 ‘∼하는 것으로’의 뜻으로 수단ㆍ방법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분법으로만 보자면 쉽게 느껴지지만, 막상 글을 쓰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므로’와 ‘그럼으로’의 혼동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러므로’에 익숙한 나머지 ‘그럼으로’는 ‘그러므로’를 잘못 쓴 것으로 간혹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부모님은 항상 운동과 취미활동을 함께 즐기신다. 그럼으로 건강과 행복을 지켜나가신다.”, “서준이는 평소 복습과 예습을 꾸준히 하였다. 그럼으로 성적이 오르고 성적이 오르다보니 더 열심히 공부해서 지금의 전교 1등이 되었다."
예문의 ‘그럼으로’가 낯설어 ‘그러므로’를 잘못 썼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절한 표현이다. ‘그럼으로써, 그렇게 함으로써’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반면에 ‘그러므로’는 ‘그렇기 때문에' 라는 의미로 사용되며 원인에 따른 결과를 이어주는 역할일 때 흔히 쓰는 말이다.
“위 사람은 2018년도 업무성과가 우수하고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여 회사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큽니다. 그러므로 이 상장과 함께 상패를 수여합니다.”, "우리 극장은 운영규칙이 그러므로 외부음식을 반입할 수 없습니다." 예문에서 그러므로 대신 ‘그렇기 때문에’로 생각해보면 해석이 자연스러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