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 속 시대상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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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속 시대상과 ‘기대’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9.01.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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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새해도 ‘사자성어’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한자어 네 글자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관행은 꽤 오래되었다.
2001년 전문가 집단인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를 교수신문에 발표하면서부터 이어지고 있다. 교수신문은 2001년 국민의정부(김대중 대통령)때 오리무중(五里霧中, 어떠한 일의 진행에 대하여 예측할 수 없다)을 시작으로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일없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무위한 일을 하다)을 선정했다.
2003년 참여정부(노무현 대통령)때는 우왕좌왕(右往左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을 종잡지 못하다) 2004년에는 당동벌이(黨同伐異, 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는 공격한다) 2005년 상화하택(上火下澤,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다) 2006년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은 빽빽한데 정작 비는 오지 않는다) 2007년에는 자기기인(自欺欺人,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다)을 선정했다.
이명박 정부 2008년에 호질기의(護疾忌醫, 문제가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충고를 꺼려 듣지 않다) 2009년 방기곡경(旁岐曲逕, 일을 정당하고 순탄하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하다) 2010년 장두노미(藏頭露尾, 진실을 숨겨두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 20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 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 2012년 거세개탁(擧世皆濁,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않다)으로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 2013년에는 도행역시(倒行逆施,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하다) 2014년 지록위마(指鹿爲馬, 진실과 거짓을 제멋대로 조작하고 속이다) 2015년 혼용무도(昏庸無道,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가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 2016년 군주민수(君舟民水,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문재인 정부 첫해 2017년의 파사현정(破邪顯正, 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은 2012년에는 ‘희망의 사자성어’였는데 다시 선정된 것, 17년 만에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성어가 선정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2018)에는 부정적인 의미인 임중도원(任重道遠,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이 선정되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는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국내외 반대세력이 많고, 언론들은 실제의 성과조차 과소평가하며 부작용이나 미진한 점은 과대 포장하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짐이 무겁다”는 격려와 “구태의연한 행태를 답습하는 여당과 정부 관료들이 숙지하고 분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상존한다.
한편, 새해를 맞은 직장인, 구직자, 자영업자들은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마고소양(麻姑搔痒, ‘마고’라는 손톱 긴 선녀가 가려운 데를 긁어 준다), 무사무려(無思無慮, 아무 생각이나 걱정이 없다), 소원성취(所願成就, 원하는 바를 이룬다) 등을 골랐다고 한다. 일이 뜻대로 되고, 힘이나 능력을 가진 사람의 도움으로 자기가 바라는 바를 이루고 싶은 소망을 담은 경구들처럼 고달픈 삶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생활에 도움 주는 사람, 정책, 정치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순창군수도 기해년 사자성어를 유시유기(惟時惟幾, 늘 정신 차려 무슨 일이건 빌미를 살피라)로 정하고, “정직한 사람이 대접받는 ‘정의로운 순창’을 만들 것을 약속”했다. 부민강군(富民强郡)하기 위해 해현경장(解弦更張,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 느슨하고 흐트러진 관행과 비효율은 혁파하는 것)하는 군정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말잔치’에 머무르면 뭇사람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실사구시(實事求是, 사실에 입각하여 진리를 탐구하는 태도)하여 세운 군정목표를 꼭 이룩하고 ‘참 좋은 순창’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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