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부동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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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부동 합시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9.01.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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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而不同)

기해년 설날이 다가옵니다. 2019년 첫날 새벽 해돋이를 맞이하며 새해 다짐은 했으니 설날 아침에는 떡국을 먹고 나이 한 살을 더 먹어야겠습니다. 요즘도 설날 아침에 ‘떡국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많습니다. 조상님께 밥 대신 떡국을 올려 차례를 지내고 이를 음복(飮福)합니다. 설날 아침에 맑은 물에 흰 떡을 넣어 끓인 떡국을 먹는 풍습에는 ‘새로 시작된다는 의미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려는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가래떡의 흰색은 근엄과 청결을 뜻하고, 좋지 않았던 일들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답니다. 긴 가래떡처럼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와 집안에 재물이 죽죽 늘어나기를 바라는 뜻이 포함돼있답니다. 긴 가래떡을 동그란 엽전 모양으로 썰어 떡살이 불어나듯 재산도 불어나고, 엽전 모양의 떡국을 먹으면서 재물이 풍족해지길 기원했답니다. 올해도 조상들의 염원처럼 떡국 먹고 건강해지고 부자 되기를 소망합니다.

새해가 되면 서로 덕담을 주고받습니다. 올 설날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ㆍ친지들이 나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대통령이 바뀐 지 두 해가 지났고, 지방자치단체 선거도 6개월이 지났으니 정치 이야기보다 경제 이야기일까요. 달포 남은 조합장 선거도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으니 ‘난상토론’ 해서 좋은 일꾼 뽑는 여론 만들어지기 바랍니다. 얘기하다 보면 다툼도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 아닌 좋은 사람의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나와 다른 기준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내 기준이 된 정보의 오류를 점검해봐야 합니다. 토론하면서 다른 사람의 사고를 알아보고 이해해서, 틀리고 옳지 않은 것은 버리고 맞고 바른 것으로 바꿔야 합니다. 공자는 “군자 화이부동(君子 和而不同) 소인 동이불화(小人 同而不和) - 군자(대인)는 조화롭게 어울리지만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는 않고, 소인은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만 조화롭게 어울리지는 못한다"고 풀이합니다.
조화를 추구하면서도 모두가 똑같아지도록 강요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은 참 좋은 말입니다. “화이부동의 부동(不同)을 더 넓게 보면 남에게 똑같아지기를 요구하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소신 없이 남과 똑같아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다”니 참 더 좋은 말입니다. 상대방을 나와 다른 ‘사람’으로 봐야 화합할 수 있습니다. 화합은 상대방을 인정하는 때부터 시작됩니다.

생각이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른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 대화하며 공통의 이해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화합할 수 있습니다. 화합하려면 이미 굳어진 이념ㆍ계층ㆍ목적ㆍ목표ㆍ문화 등의 차이를 가장 작게 줄이는 노력과 다툼과 싸움으로 가지 않으려는 실천이 절대 필요합니다. 차이와 불평등을 최소화하고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공통의 이해를 끌어내어 평등하고 민주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이고, 정치는 그래서 어렵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하고 어떻게 일하느냐?” 기관장, 단체장, …회장, …사장 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자주 나오면 ‘동이불화(同而不和) 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불평등하고 불균형한 것을 조정하고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고 제 식구, 제 패거리만 챙기고 감싸면 조직은 병들고, 사방에 비난이 난무해집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제 이익만 챙기는 자들을 옹호하다 망한 사례는 넘치는데 어리석은 장(대표)들만 모릅니다.

이해관계가 맞을 때는 쇠처럼 단단하게 뭉쳤다가 계산이 틀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흩어지는 자나, 한 입 먹어보고 탁 내뱉어 버리는 자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진영논리에 빠지면 실패를 피할 수 없고 화합은 시작할 수도 없습니다. 행여 말로는 ‘화이부동’인데 감춰 ‘동이불화’하는 이들은 설날 떡국 먹으며 “깨끗이 씻어버리”기 바랍니다. 비린내를 잡기 위해 짠맛 강한 장만 들이붓다 소태됩니다.
만나는 얼굴마다 주고받는 덕담처럼 새해에는 가슴 훈훈한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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