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장에서 보는 정치인들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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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장에서 보는 정치인들 ‘다툼’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9.03.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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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치 순창샘물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도청, 군청에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새만금지방환경청을 찾았다. 집회 참여 인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도청에서 첫 집회에는 전세버스 6대를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10대로 늘어났다.
집회 참여 인원이 늘면서 주변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관심이 높아지자 정치인들도 하나둘 나서기 시작했다. 첫 집회에는 지역구 의원과 지역출신 도의원이 참여했고, 3ㆍ13 조합장 선거 출마예정자와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들 얼굴도 보였다.
이번 집회에는 국회의원도 나섰다. 이용호 국회의원은 이날 새만금지방환경청장과 주민 대표의 면담을 주선했고,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임순남지역위원장도 이날 아침 환경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들 정치인들의 참여를 전폭 환영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한 주민에 따르면 환경청장과의 면담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면담 자체는 대책위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질 만큼 성과가 있었지만 끝난 후 뒷말이 나오는 모양새다.
상황은 이렇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날 면담을 이용호 국회의원이 주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면담이 시작되자 박희승 위원장이 면담장에 들어와, 다음 총선에서 대결할 것으로 보이는 이 의원과 박 위원장의 기 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 자리를 주선한 이 의원 입장에서는 이 면담자리에 박 위원장이 참여하는 것이 못마땅했을 것이고, 박 위원장은 다음 선거 때 표를 쥐고 있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집회에서 눈도장을 찍고 싶었을 것이다.
상황은 이해하지만 볼썽사나운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을 생각하는 모양새에 한 쌍치 주민은 “정치인들은 다 똑같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정치인들이 각자의 입지나 목적으로 집회에 참여하면 집회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책위도 그 점을 우려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쌍치 순창샘물 문제는 힘 있는 정치인들이 개입해 해결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이나 군수, 군의원, 도의원 등 모든 정치인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떠나 쌍치 주민이나 순창 군민의 입장을 생각하며 합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 보여 안타깝고 한숨이 나온다. 쌍치 지역 내에서도 이 집회의 뒤에 정치적 입김이나 주선자가 따로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이런 일들이 사실이라면 집회에 참여한 쌍치 주민 모두를 무시하는 것이다. 집회에 참여한 쌍치 주민들 대다수는 그런 정치적 상황이 아닌, 지역의 환경적 문제를 해결해 후손에게 청정지역 쌍치를 물려주기 위해 생업을 뒤로 미뤄두고 함께 싸우고 있다.
고향에서 살기 위해, 후손들을 위해 추운 날씨에도 집회에 참가하는 고령의 어르신들과 학생, 우리의 이웃인 주민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국회의원, 군수, 의원, 정당 관계자 등 정치인 모두는 자신의 입지나 이익은 제쳐두고 이들과 뜻을 함께 해주길 바란다. 그것이 주민들이 원하는 진정한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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