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목난지/ 어찌 혼자 감당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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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목난지/ 어찌 혼자 감당하랴!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1.03.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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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한 일 木 나무 목 難 어려울 난 支 지탱할 지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4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아버지는 동네 서당 어르신에게 보리 쌀 두말을 보내어 처음으로 한자를 배우게 하였다. 첫 번째 배운 글자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바로 ‘人 사람 인’ 자이다. 훈장님이 작대기 하나를 맨땅에 세워보라고 하더니 세우지 못하자. 그러면 두 개를 묶은 다음 약간 벌려 놓고 세워 보라고 하셨다. 이게 바로 ‘사람 인’ 자라고 설명하시던 기억이 생생하다. 훈장님의 부연 설명은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영향을 주었다.「사람은 혼자서는 살수 없으며 둘이 함께 살아 서로 도우면 더 많은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그 말씀!

사람들은 말한다. 서로 도우며 살되,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울 능력이 있을 때 힘껏 도우며 살라고 말이다.

수(隨, 581-618년)나라 왕통(王通)이 지은《文中子ㆍ事君篇(문중자ㆍ사군편)》에 나오는 얘기이다. …, 大廈將顚, 非一木所支也(대하장전, 비일목소지야) “큰 건물이 넘어지려는데 한 개의 기둥나무로 지탱할 수 없다.”

중국 남북조(南北朝, 420-581년)시대 남조의 송(宋)나라 순제(順帝)때에 소도성(蕭道成)이라는 신하가 있었는데, 정권을 좌지우지하면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충신과 양민을 무고하게 죽였다. 그리고 더 욕심을 내어 왕위를 찬탈할 음모까지 꾸미고 있었다.

이러는 가운데 조정의 대신 중 순제에게 충성하는 신하였던 원찬(袁粲)과 유영(劉榮)이 소도성의 음모를 간파하고 그를 죽이려고 비밀리에 모의를 하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비밀이 새어 소도성이 이를 알고 크게 분노하여 즉시 자기의 군대를 보내 원찬을 치도록 하였다.

원찬도 이에 맞서 군대를 이끌고 저항했지만 소도성의 적수가 되지 못하여 원찬의 성이 곧 함락될 지경이 되었다. 그는 아들 원최(袁最)를 불러 탄식하여 말했다.

“단 한 개의 나무기둥으로 어찌 큰 건물을 떠받쳐 지탱할 수가 있겠느냐(一木難支). 그러나 내가 죽더라도 명예와 절개를 지키게 되었으니 다행한 일이다.”

마침내 소도성의 군대가 성을 부수어 쳐들어오고 원최는 부친을 보호하기 위해 용감하게 싸웠다. 원찬이 이를 보고 한탄하여 말했다. “나는 충신이 되고 너는 효자가 되었으니 우리가 죽더라도 여한이 없다.” 결국 두 부자는 소도성에게 패하여 죽임을 당했다.

원찬(袁粲)이 절망에 처했을 때 나온 한탄으로, 후세 사람들은 이를 ‘어려운 일은 한 사람만의 능력으로 감당하기가 어렵다. 한 사람만으로는 어려운 곤란을 극복할 수 없다 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하였다. 더 나아가 이미 대세가 기울어져 혼자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는 것을 비유하기도 하였다.

이와 유사한 성어로 《세신실어ㆍ임탄편(世新實語ㆍ任誕篇)》에 일주난지(一柱難支, yi zhu nan zhi)가 있다. 서진(西晉, 256-316년)시대 임개(任愷)와 화교(華嶠)는 조정에서 절친한 사이였다. 임개가 몰락하게 되었을 때 화교가 도와주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책망하였을 때 화교가 한탄하며 변명하였다. “임개가 신중치 못하여 스스로 무너져 몰락을 자초했는데 어찌하겠는가? 무너지는 무거운 그 성문을 나무하나로 어찌 떠 받쳐 지탱할 수 있겠는가?”

"정문섭교수님은 적성고원출신으로 농림수산식품부 고위공무원을 지내고, 지금은 건국대 겸임교수, 한국능률협회 중국학 전문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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