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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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 박진희 기자
  • 승인 2019.03.14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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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유입이 힘든 지역의 작은 학교 문제는 해당지역에 거주하는 학생, 학부모의 문제만이 아니라 교사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인구 감소의 문제는 국가적으로도 풀어야 할 과제가 되다보니 이전의 교육 운동가나 마을 활동가와 같은 개인에 의한 노력의 차원이 아닌 교육계와 지역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가 되었다.
2015년 전후로 학교협동조합, 마을교육공동체란 이름으로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노력하여 성공으로 이끈 사례들이 서울, 경기, 전남, 전북 등에서 발표되기 시작했다. 순창도 교육지원청이 직업체험박람회나 방과후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우리 지역을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왔고, 작년 민간에서 ‘마을학교협동조합’이 생겨 교육지원청과 연계해 마을 교육을 운영해오고 있다.
교육지원청은 마을교육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함에 있어 지역주민들의 공론을 거친 내용들을 반영하고자 지난달 26일 지역민 초청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영광의 묘량중앙초등학교의 폐교위기 극복사례가 발표되었고, 노령화 심화와 인구유입 감소 상황에서 근본적으로 어떤 고민을 하고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10년간 10배에 가까운 학생을 늘리는 데 선두에서 활동한 지역 활동가도 짙은 회의감 속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가장 심각해 보이는 고민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경험한 활동들의 교육 연계성 문제였다. 마을교육 공동체가 활성화된 혁신학교에서 자란 아이들이 일반 중학교로 가게 될 경우 적응 문제와 입시 연계성 유무를 걱정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마을교육공동체 활동들이 정규교육과정 속에 포함된 것들이 아니고, 현 입시교육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생활교육이나 노작활동들이 많기 때문이다. 폐교의 위기를 벗어나자 아이의 진로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교육이라는 것이 꼭 지식으로 한정되기보다 삶의 자세나 가치관의 문제까지 포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지역 활동들이 교과와 연계되지 않았다고 해서 교육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 입시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할 때 혁신적으로 이끌어온 활동들의 의미에 대해 회의적으로 반문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봄방학 기간에 개최된 마을교육 포럼에 생각보다 참석자가 적었다. 무엇보다 가장 관심이 많을 법한 작은 학교 근무 교사들과 학부모의 참여가 저조했다. 아무리 지원금을 늘리고 다양한 체험들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학부모, 교사, 지역의 적극적인 관심 없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떤 구슬을 어떻게 꿰어야 진정한 보배가 될지는 마을교육 공동체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꾸준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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