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79) “미소 띤 얼굴, 눈에 띈 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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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79) “미소 띤 얼굴, 눈에 띈 개나리”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9.03.14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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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띄다 : 눈과 귀에 관련될 때
띠다 : 눈과 귀와 무관할 때

“청정 순창도 심한 미세먼지 때문에 온종일 뿌연 색을 띠고 있다.”
“산책길에 노란 개나리가 눈에 띄었다.”
위 예문에서 보이는 ‘띠다’와 ‘띄다’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 두 단어를 발음으로 구분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이는 이중모음 ‘ㅢ’의 변화 때문에 생긴 일이다. 현재 우리말의 ‘ㅢ’는 아주 약한 이중모음이다. 앞에 자음이 있으면 ‘ㅡ’를 잃고 ‘ㅣ’로 발음되는 일이 아주 흔하다. 결국 이들을 정확하게 구분하여 쓰기 위해서는 일일이 두 단어의 의미를 알아야겠지만, 조금 더 쉬운 방법도 있다.
‘띄다’와 ‘띠다’는 두 가지만 알면 헷갈릴 염려가 없다. 먼저 ‘뜨이다’의 준말인 ‘띄다’는 ‘눈에 보인다, 청각을 긴장시킨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원고에 가끔 오자가 눈에 띈다”, “아이의 귀가 번쩍 띄었다” 따위로 쓴다. 그리고 ‘띄다’는 ‘간격을 벌어지게 하다’라는 뜻을 지닌 사동사(시킴동사) ‘띄우다’의 준말이기도 하다. “두 줄을 띄고 써라”, “다음 문장을 맞춤법에 맞게 띄어 쓰시오”처럼 쓰인다. 이 외에는 전부 ‘띠다’를 쓰면 된다. ‘띠다’는 여러 가지 뜻을 담고 있다. 먼저 “치마가 흘러내리지 않게 허리에 띠를 띠다”, “중요한 사명을 띠고 서둘러 공항을 향했다” 등과 같이 ‘띠나 끈 따위를 두르다’, ‘용무나 직책 또는 사명 따위를 지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밖에도 ‘어떤 성질이나 특성ㆍ감정ㆍ표정을 갖다’로 쓰인다. ‘띠다’는 “신비로운 빛을 띠고 있는 청화백자”의 ‘빛깔이나 색채 따위를 가짐', “미소 띤 얼굴”이나 “열기 띤 토론”에서 처럼 ’감정이나 기운 따위를 나타냄’, “그는 보수적 성격을 띠었다”의 ‘어떤 성질을 가짐’ 등을 포함하고 있다.
간단히 설명했지만 사실, 발음도 엇비슷한데다 이렇게 많은 뜻을 포함하고 있는 ‘띄다’와 ‘띠다’를 헷갈림 없이 정확히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익숙해지려면 관심을 갖고 반복해보는 수밖에 없다. 요약해보면, 눈이나 귀와 관련된 말일 때는 ‘뜨이다’의 준말인 ‘띄다’를 적고 그 외에는 전부 ‘띠다’를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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