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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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달라져야 한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9.03.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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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가 임시회를 열고 상정된 안건들을 심사하고 있다. 이번 임시회에는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다룬다. 예산안 규모도 상당하다. 무려 270억원이다.
한 군의원에 따르면 예산안 자료는 지난 13일 의원들에게 전해졌다. 이번 회기 일정으로 보면 21~22일 이틀 동안 부서별 예산 심사를 진행하니 270억원의 예산을 검토하는데 의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7일 가량이다. 거기다 심사 기간은 단 이틀이다.
기자에게 270억원 규모의 예산안 자료를 주고 7일 동안 전체를 살펴보라고 하다면 “불가능”하다고 답변할 것 같다. ‘수박 겉핥기’이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주민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니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는 것이 마땅하고, 그리하려면 7일로는 턱도 없을 것이다.
물론 기자의 개인적 기준이고 능력이 뛰어난 이들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많은 군 의원들이 “현실적으로 다 보기 힘들다”고 호소한 것을 보면, 7일로 이런 규모의 예산안을 꼼꼼히 살펴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꼼꼼히 살펴볼 수 없으니 심사 결과도 꼼꼼하게 되지 않을 것은 뻔하다. 의회가 새로 구성될 때마다, 의장이 바뀔 때마다 늦은 자료 제출에 대해 질의하면 “개선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 뿐 실제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자료가 늦게 전달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의원들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예산안이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군수가 읍ㆍ면 방문 후 주민들로부터 청취한 건의사항 등을 예산안에 반영하면서 예산안 편성이 늦어지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급하게 편성된 예산이라면 적절성ㆍ공정성 등에 문제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기자의 판단으로는 왜 편성했는지 의구심이 드는 예산도 다수 있고, 더 증액해야 하는 것 아닌지 하는 예산도 있었다. 진작부터 계획하고 준비한 예산안을 뒤늦게 의원들에게 준 것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다.
군과 의회는 지난해 본예산 심사과정에서 심한 마찰을 겪었다. 군은 의회가 많은 예산을 삭감했다며 의회를 비난했다.(0.8%가 많은 금액인지는 모르겠다.) 일부 의원들은 군이 의회 고유의 권한을 침해하고 무시한다고 반발했다. 원만한 해결을 원하는 의원들에 의해 사태는 진정됐지만 의원 사이에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한 전직 군 의원은 “말도 안 되는 행위에 대처도 제대로 못한다. 이러니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온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전직 의원은 “군이 의원들에게 제대로 재갈을 물렸다. 이런 분위기에 다음 예산심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한 군의원은 “의회를 무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의원 취급도 안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군이 아닌 의회가 만들어낸 것이다. 자료 제출 시기를 놓고 매번 문제가 됐지만 개선하지 않았고, 여러심사과정에서도 말로만 지적할 뿐 제대로 된 징계 절차 한 번 진행한 적 없다. 7대 그리고 8대 현재까지 군정 질의 한 번 없다.
의회가 제 기능을 해야 공정하고 투명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의원들 스스로도 알고 있을 것이다.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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