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재식 새 조합장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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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선재식 새 조합장에 바란다
  • 김효진 이장
  • 승인 2019.03.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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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풍산 두지마을 이장

지난주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를 통해 순창에서는 6개 농ㆍ축ㆍ산림조합에 새로운 조합장이 탄생했다. 그 중 순창지역에서 가장 큰 조합이라 할 수 있는 순창농협의 선재식 새 조합장 당선은 많은 이야기를 낳게 했다. 전국농협노조 위원장을 역임한 이력과 함께 농민들의 농협개혁 열망에 뜻을 같이 해 온 농협 직원 출신 후보자이기 때문이다. 당장 당선 축하 인사보다는 농협의 혁신을 바라는 절대 다수의 조합원의 열망과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지 안쓰러움과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취임하기도 전에 불편한 당부의 말을 건네는 무정함을 이해하리라 믿으며 몇 마디 하고자 한다.
먼저, 협동조합의 기본 원칙과 이념이 구현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길 바란다.
협동조합을 왜 하는지 물어야 하고, 협동조합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해야 하며, 농협직원이 금융기관 은행원인지 자문해야 한다. 기본이 바로 서지 않고 이념으로 정체성을 뒷받침 하지 않으면 조합장이 조합장 역할을, 임직원이 임직원 역할을, 조합원이 조합원 역할을 못하고 배가 산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협동조합 정신으로 농협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야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덧붙여 실무교육도 필수다. 직원들은 업무 능력, 특히 경제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며 대의원은 조합 살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초보적인 예ㆍ결산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순창농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경영진단을 시급히 실시해야 한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며 향후 조합운영을 중장기적으로 계획할 때, 현재 나타나고 있는 각종 문제들을 두루뭉술하게 넘기지 않고 고쳐나갈 수 있다. 그래야만 조합이 조합원을 위한 경제사업보다는 준조합원이나 비조합원 대상의 신용사업에 치중한다는 지적처럼, 당장 눈앞의 당기 순익에 매몰되지 않고 협동조합의 원칙에 맞게 조합을 운영할 수 있다.
예컨대, 누차 거론되었던 역 피라미드 형태의 직급별 직원 분포(다수의 상급직원, 소수의 하급직원 분포)는 개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고질적 병폐다. 피로도가 높은 현재의 조직구성을 유지한 채 활력 있는 협동조합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민원 창구와 판매사업장에서 동분서주하는 직원들은 손발이 모자라 직원이 더 충원되어야 할 판이지만, 상급직원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또한 최근 대의원총회에서 제안했던 “(가칭)경제사업 활성화 특별위원회”를 서둘러 가동하여 농산물 판매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도를 찾는 것도 시급하다.
그 밖에도, 갈수록 고령화 되는 조합원들의 복지사업도 살펴야 할 것이고, 친환경 농산물을 비롯한 순창 농산물 판로를 확대 개선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마지막으로 새 조합장이 더욱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은 암암리에 묵인하고 타협해 온 관행을 뜯어고치는 일이다. 조합장의 취임 일성이 집행부 조직에 전부 녹아들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 하나 바뀌었다고 관료조직이 일거에 환골탈태 하지 못한 것처럼, 농협에도 오래도록 고쳐지지 않은 관행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며 곳곳에 자리할 것이다. 일례로, 영농회장ㆍ대의원 교육이라면서 농협연수원 들러 2시간도 안 되는 형식적인 교육 받고, 횟집에 들러 푸짐한 점심 먹고 오는 것이 교육인지 나들이 관광인지 모를 일이다. 명실상부한 교육사업 운운하는 것도 생뚱맞은 짓이 되어버린 지 오래라, 이제 아무도 ‘횟집 교육’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이사회와 대의원총회에서 수없이 요구했던 자료제출이나 민주적 회의 진행 요청 역시 지적하는 것조차 쇠귀에 경 읽기라, 이젠 지칠 지경이다.
조합장의 권한이 막강하여도 이 난제를 혼자 풀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을 섬기는 자세를 놓치지 말고 조합원과 항시 소통하는 조합장이 되어주길 바란다.
또한 이사회와 노조와도 항상 열린 마음으로, 협동조합의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예를 다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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