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유등 외이 할머니노인당 … ‘심영자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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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유등 외이 할머니노인당 … ‘심영자 할머니’
  • 박진희 기자
  • 승인 2019.03.20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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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 외이마을 할머니노인당에 사랑이 싹튼다. 가족처럼 서로를 보살피고 아끼는 주민들이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8년간 노인당 점심 봉사한 심영자 할머니.
▲진유순 할머니가 타는 진 마담표 커피.

8년간 노인당 점심 ‘봉사’…“밥 할 때는 하나도 안 아파”
“착한 일 신문 내고 싶었제”…“도운 게 허지 누가 허것어”

 

유등면 외이 할머니노인당에서 8년 동안, 점심 20~25인분을 차려 할머니들을 대접해온 할머니가 있어 칭찬이 자자하다.
심영자(81) 할머니는 외이 할머니노인당에서 총무 4년 회장 4년을 역임하면서 점심 준비를 해왔다. 작년에는 급식도우미 자리가 생겨 4개월 동안은 지원수당을 받았지만, 급식도우미 지원이 끝난 후에도 예전처럼 할머니들의 끼니를 챙겨왔다.
심영자 할머니는 노인경찰(노인일자리)로 9시부터 12시까지는 농협과 우체국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 홍보나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심 할머니는 오전 7시부터 경로당에 나와 점심 준비를 위해 밥을 짓고 나물을 삶고 찌개를 끓여 놓은 후 일터로 향한다. 배순이(71) 할머니는 “형님이 밥한 지가 오래 되었어. 형님 하는 일이 참 좋은 일인디 신문이고 어디고 내야 쓰것다 싶었제. 그 추운 겨울에도 아침에 와서 싹 준비해두고 가고 누가 이렇게 할 것이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로 거들며 준비한 점심 식사
총무를 맡고 있는 양복남(72) 할머니는 이름 말하는 것도 부끄러워하는 수줍은 많은 할머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빠른 몸놀림으로 식사 준비를 돕고, 식사 후에는 팔을 걷어붙이고 설거지를 했다.
신단순(83)ㆍ최정순(70)ㆍ최순복(80)ㆍ김양님(71)ㆍ김순덕(79)ㆍ김용호(87)ㆍ서정래(83), 나이가 가장 적은 김재숙(68), 가장 많은 최양순(88), 호적에 잘못 올려 남자이름이 되었다는 신우식(85) 할머니까지 점심을 거들고 함께 준비하여 후다닥 상 세 개를 차려냈다. 신영자 할머니가 이른 아침에 나와 준비해둔 시금치나물, 조기찌개, 계란찜, 봄동 겉절이 등 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점심이 차려졌다.
밥상 앞에 모인 할머니들은 “여기 사는 사람들은 복 받았어. 상 세 개를 차려 놓고 밥 드시라고 전화로 일일이 다 챙겨. 채소 같은 거 김치 같은 거 다 싸가지고 와. 손이 크니까 반찬이고 뭐고 많이 가져와”라며 신 할머니 칭찬에 입을 모았다. 이에 신 할머니는 “할머니들이 도와준 게 허지, 안 그러면 허것어”라며 공을 돌렸다.
신체적 고통 잊게 하는 봉사활동
심 할머니는 오랫동안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다가 몇 해 전에 두 무릎을 수술했다.
수술 후 무릎이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수술한 무릎을 꺾어야 하는데 겁이 나서 물리치료를 거부하는 바람에 무릎이 많이 굳어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심 할머니는 “우리 노인당 할머니들을 위해서 밥할 때는 하나도 안 아파. 근데 다 끝나고 나면 허리고 어디고 막 아파. 그래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건강을 주신 것에 감사허지. 누가 시킨다고 허면 안 허제.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것이제. 아침에도 일어나서 여기 와서 밥해 놓고 나가면 보람 있고 좋아. 마음은 아직도 10대여”라며 신체적인 고통도 잊을 만큼 봉사활동에 신명나했다.

점심 후엔 진 마담의 ‘특별한 커피’
식사 후엔 진유순 할머니가 커피를 탔다. 할머니들은 “진 마담이 타준 커피는 특별히 맛있다”며 “찻값은 섣달그믐에 주기로 했어. 지금은 외상이고”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숟가락 딱 놓으면, 물 끓여서 커피를 싹 돌려. 고것도 아무나 못해”라며 진 마담 할머니를 외이경로당의 또 하나의 명물로 소개했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할머니들도 있을 법 했지만 진 마담이 한 명 한 명 머릿수를 세어가며 챙겨주는 커피를 마다하는 할머니는 없었다.

오후엔 게이트볼 대회 준비하며 운동
날이 풀리면서 할머니들은 게이트볼 경기 준비를 위해 식사 후에 모두 함께 게이트볼구장으로 나가 경기 준비를 한다. 선수로 대회에 나가는 할머니는 몇 안 되지만 운동 삼아 모두 함께 게이트볼을 한다. 게이트볼대회 준비로 오후 일정까지 꽉 찬 하루를 보내고 있는 할머니들은 “요즘은 바빠서 하루가 금세 간다”며 할머니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즐거워했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할머니들.
▲옹기종기 모여 식사하는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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