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느닷없이 겪은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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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느닷없이 겪은 사고
  • 김귀영 독자
  • 승인 2019.03.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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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영 (순창읍 민속) 전 초등학교 교사

올 한 해의 액땜

‘앞으로 닥쳐올 모질고 사나운 운수를 다른 고생으로 미리 대신함.’
사전에 수록된 ‘액땜’이라는 단어의 뜻이다. 출발이나 시작 단계에서 뭔가 어긋나는 일이 생기면 불길한 조짐이라 느껴 첫 단계부터 좌절하기 쉽다. 하지만, 절대로 그래선 안 된다. 비록 시작 단계에서부터 꼬이더라도 궂은일은 얼른 잊고 심기일전해 다시 출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때 필요한 게 바로 ‘액땜한 셈’ 치는 것이다. 이미 벌어진 불행에도 불구하고 이런 형태의 액땜은 극복의 불씨가 되기 때문이다.
바쁜 아침!!(백수들의 게으른 아침^^) 차를 후진하다가 그만 진입로 옆 화단 경계석을 들이받고 말았다. 날마다 치르는 일임에도 실수를 한 것이다. 차갑고 요란한 충돌음이 나기에 황망히 내려서 보니 뒤쪽 범퍼 오른쪽 모서리가 깨져 있었다. 후방카메라의 경고음이 있었는데도 무시한 게 화근이었다. 초보도 아니고 수십 년차 운전자가 저지를 실수가 아니었다.
새해 벽두부터 이러니 올해 운수가 얼마나 사나울까 싶어 불안감이 엄습하였다. 오전 내내 찜찜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점심 뒤 떠올린 게 바로 ‘액땜’이었다. 좋지 않은 생각에 매몰돼 있을 게 아니라, 액땜한 셈 치고 얼른 잊는 게 상책이었다. 약간의 경제적 손실이 따르겠지만, 더 큰 사고 안 낸 걸 다행이라 여기면 될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갑자기 끼어드는 차 때문에 두 차례나 추돌사고를 낼 뻔했으니 가벼운 실수가 외려 액땜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내 인생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60대 후반에 진입하니 심적, 또는 신체적 부담이 큰 해이기도 하다. 총체적 난국!! 요즘 내 몸이 겪는 상태를 표현하기에 이보다 적절한 말이 없을 듯하다. 어디 한 군데가 안 좋은 게 아니라 여러 군데서 복합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에 그렇다.
요즘 새로 등장한 극심한 두통과 불면, 두어 번 수술한 척추디스크 질환으로 인한 만성요통, 이미 몇 차례의 발치로 인한 부실한 치아는 틀니를 할 상황이고, 비뇨기 쪽 문제들까지 일시에 겪는 이 증상들을 되도록 견뎌보려 했으나 한계를 느껴 어제는 병원 두 곳에 들러 약을 처방 받아왔다. 기존에 먹던 약이 있으니 이로써 세 종류의 약을 먹게 된 것이다. 간에 무리가 갈 게 좀 걱정되긴 하지만 몸이 괴로운 것보다는 나으리라 여긴다. 참고 견뎌서 시간이 해결해준다면야 좋겠지만 약 두고 고생하는 게 더 미련하지 싶어 차악(次惡)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삶은 가끔 딜레마를 겪게 하기도 한다.
 따라서 어제 겪은 불상사는 자칫 마음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는 해를 맞아 새해 벽두에 나에게 울린 경고라 받아들이고 나니 외려 마음이 편해졌다. 이 액땜을 방패삼아 올해는 늘 긴장하고 매사에 신중히 처신하고 행동하자고 새삼 다짐해본다.
살얼음 같은 세상사!! 모두들 한 해 무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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