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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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시] 우리집
  • 소정희 독자
  • 승인 2019.04.0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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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희 (풍산 지내) 순창문협 회원

오늘따라 어머님 아버님 보고픈 마음
홍수처럼 밀려와
내 가슴속 깊이 숨겨둔
그리움이 기지개를 편다

정성과 혼신을 다해
오남매 고이 키우시며
사랑의 웃음꽃이 피었던 우리 집

봄이면 제비 돌아와 집짓기 바쁘고
살구 꽃 앵두 꽃 목단 꽃이 탐스럽게 피던 우리 집
여름이면 텃밭에 온갖 채소 가꾸어 한바구니 따서
와상에 모여 앉아 보리밥에 감자 으깨서 빙 둘러앉아
이마를 맞대고 된장만 찍어 먹어도 맛있었던 우리 집

저녁이면 모닥불 피워놓고
삼베옷 밀가루 풀 먹여 손질해서 다리미질 할 때
잘한다고 칭찬 받던 우리 집

가을이면 마당에 빨간 고추
반듯이 누워 햇볕과 대화 나누고
감나무 빨간 홍시 긴 장대로 따서
순서대로 맛있게 먹었던 우리 집

겨울이면 저장해 놓은 고구마
한소쿠리 삶아서 방 한가운데 놓고 둘러앉아
엄마가 머리에 하얀 눈 소복이 이고
동치미 꺼내 들어오시면서 행복해 하시던 우리 집 

이제 그리운 그 집은 추억 속에 묻혀버리고
낯선 벽돌집 한 채 자리 잡고
살구나무 앵두나무 감나무만이
부는 바람에 온 몸 흔들어 나를 반겨주네

이제 마음 속 추억으로 간직한 우리 집
그립고 보고 싶을 때
살며시 꺼내어 눈으로 그려보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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