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 스마트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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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 스마트폰!(1)
  • 김귀영 독자
  • 승인 2019.04.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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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영 (순창읍 민속) 전 초등교사

며칠 전 점심때가 되어 몇 몇 친구들과 식당에 갔다. 전날의 객기를 다스리고자 모두 짬뽕을 시킨 후, 쓰린 속을 풀자고 고량주 잔을 부딪치며 너스레를 떨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식당 안에 직장인들이 바쁘게 들어와 앉기 시작하자, 우리들은 소리를 낮추고 조용히 사방을 둘러본다. 몇 테이블에 서너명씩 앉아서 주문을 끝낸 듯 모두 한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열심히 보고, 두드리고, 음식이 나온 뒤에도 별일 없이 계속 전화기만 만지며 서로 말 한마디 없이 식사를 마치자 아무렇지 않은 듯 각자 일어나 계산을 하고 나가버린다.
희한한 광경에 뭔가 아픈 소리가 찡하고 목구멍을 타고 올라온다. 오늘날의 세태를 모르는 내가 멍청인가? 하기야 길거리를 걷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손에 들린 전화기며, 이어폰을 꽃은 채 바쁘게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 어찌 익숙하지 않은가. 요즈음 새로 생긴 ‘스몸비’라는 신조어라나!
주지하듯 오늘날 휴대전화는 안부 주고받는 용도를 훌쩍 뛰어넘는다. 오락은 물론이려니와 최신 정보와 지식으로 넘쳐난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는 실시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와 대면한다. 최고의 양질(良質)로 손보아진 사진이나 동영상과 함께, 사정이 이러다보니 유아와 청소년은 물론 중장년과 노년에 이르기까지 똑똑한 전화기 스마트폰은 그저 휴대전화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21세기 문명의 총아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일은 언제나 빛과 그림자, 새옹지마(塞翁之馬)로 점철돼 있다. 휴대전화의 폐해는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다채로운 양상의 폭력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 불리는 가상공간에서 낮밤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신상털이와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현실이다. 문명의 이기(利器)로 인류가 축적한 무형의 지식과 정보를 무한 공급하는 거대 원천이 느닷없이 인간을 매도하고 사회적 타살로 유도하는 도살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원초적인 책임소재 하나가 스마트폰이다. 젊은 부부들은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갓 돌 지난 아이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 나이부터 전자기기에 노출되는 어린아이들의 생물학적 성장이 염려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완전 격리되어 성장하는 어린 세대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얼마 전 케이비에스 월드뉴스를 보니 프랑스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프랑스 의회가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의 휴대전화 사용금지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따른 조치다. 긴급 상황이나 장애학생이 아니라면 수업시간은 물론이려니와 쉬는 시간에도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된 것이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등교할 수는 있지만, 학생은 휴대전화 전원을 끄거나, 사물함에 넣어두어야 한다. 고등학생들의 경우에는 고교마다 재량에 따라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시킬 수 있다.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이 자못 흥미롭다. 블랑케 교육장관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용금지는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는데 도움을 주리라 한다.
이와 아울러 휴대전화 금지는 학생들의 교제를 증장시키고, 왕따를 줄이며, 절도와 학교폭력 감소에도 기여할 것을 목표로 한다. 하나의 돌로 여러 마리 새를 잡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교육부가 왕따와 학교폭력 감소를 휴대전화 금지목표로 설정한 것은 설득력을 가진다. 우린 어쩔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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