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222)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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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222) 분노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9.05.02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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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절제의 수양이 부족한 탓이다.”(푸르타코스) 분노란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일방통행을 원하는 나의 감정이 타인의 의지와 충돌하면서 발생한다. 자기 밖의 사물을 보고 들으면서 감정과 욕망이 생기고 욕망과 감정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가 발생한다. 감정과 욕망이 자기 밖의 사물에 지배되는 한 진정한 나의 것이 아닌 객기(客氣)이다. 오직 외부 사물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이성만이 참 나이다. 욕망과 감정은 사물의 전체를 보지 않고 한 면만을 보며 내 쪽에서만 보고 상대 쪽에서 보지 않는다.
분노는 감정에서 나온 불완전하고 미숙한 생각, 올바르지 못한 생각에 집착하면서 발생한다.
올바른 생각은 나를 버리고 ‘나’라는 의식을비운 후 사물을 볼 때만이 가능해진다. 사물을 진실하게 보기 위해서는 시각을 상하좌우 앞과 뒤로 바꾸면서 사각지대가 없이 보아야한다. 절제란 이성에 의한 감정과 욕망의 통제능력이며 자기조절 능력이다. 이성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감정과 욕망은 나를 올바르지 않는 길로 인도하는 나로 위장한 적이다. 절제란 멈추어야 할때 멈추는 것이다. 절제란 정도를 넘지 않고 극단을 피하여 적당함을 지키는 것으로 자기극복의 수양이 만든 미덕이다. 수양이 잘된 사람은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고집하지 않으며 남과의 조화를 존중한다.
“보이는 적은 물리치기가 쉬우나 마음속의 적을 물리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왕양명(전습록)-감정은 나로 위장한 객기이며 분노한 감정은 나로 위장한 적이다. 외부 사물로부터 나의 본성을 지켜 마음을 평화롭게 보호하는 것을 이성이라 하고 외부 사물에서 오는 이해득실의 바람에 희로애락하며 이리 저리 흔들리는 것을 감정이라 한다. 이성만이 참 나이다. 참 나인 이성을 거부하고 객기인 감정에 나를 맡기는 것은 가짜 나를 위해 진짜 나를 거부하는 것이다. 분노는 증오의 눈으로 문제를 보고 사람을 대하면서 화근을 확대함에도 사람들이 쉽게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려는 것은 객기에서 오는 분노를 자기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일에 대해 분노를 품고 있는 동안에는 자기를 제어하지 못한다. 모든 악에 대해서는 평온한 저항이 최선의 승리를 거둔다.”-힐티(잠못 이루는 밤을 위해)-
이성은 참 나를 보존하는 두뇌이며 사물의 길을 보는 눈이고 감정의 제어장치다. 분노는 제어장치인 이성을 거부하는 감정이다. 자기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제어장치가 없는 자동차가 사고를 낼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악한 분노는 사적 욕망과 감정이 좌절하면서 발생하지만 공의를 위한 선한 분노는 감정을 초월한 이성적인 것이다. 더 좋은 사회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악에 대항하여 거부하고 저항해야 하지만 사랑과 지혜가 함께하는 평화롭고 온건한 분노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평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수월하고 평온한 저항만이 더많은 동지와 우군을 확보할 수 있어 최선의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분노는 어리석은 언행을 동반하고 회한(悔恨)이 그 뒤를 따른다. -벤자민 프랭클린(가난한 리처드의 연감)-
분노가 어리석은 언행으로 후회를 만드는 것은 이성이 아닌 감정을 따르기 때문이다. 분노(忿怒) 八+刀+心=忿 奴+心=怒이다. 분노는 성난 감정의 노예가 되어 칼로 사람의 마음을 난도질 한다. 분노는 평상심이 아닌 상처받아 아픈 상태의 비정상적인 감정이다. 분노는 본래의 내가 아닌 내안의 가장 추악한 온갖 면만을 드러낸다. 분노가 나면 가장 먼저 입에 침묵의 자물쇠를 채우고 신속히 차가운 이성의 물로 분노의 불을 꺼야 한다. 분노는 새로운 분노를 낳는다. 초기에 잡지 못하면 화약창고에 불이 붙는 것 같고 산불처럼 점점 커져 진화하기가 어려워진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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