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지역민과 귀농귀촌인 서로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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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지역민과 귀농귀촌인 서로 이해하기
  • 김민성 협의회장
  • 승인 2019.05.0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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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민성 순창군귀농귀촌협의회장

구존동이(求存同異) 지혜 필요

‘나’중심 폐쇄적인 도시, ‘우리’중심 너무 개방적인 농촌
 지역의 차이점 알고 상대방 배려하는 것이 갈등 예방법
 갈등해소 상생멘토제 운영, 3자입장에서 양측 중재역할

살아가면서 참고 극복할 것이 많은데 그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조직도 가정도 결국은 관계요 친구, 선후배도 모든 인간관계의 연속선상에 있다.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비단 잘, 잘못의 문제만도 아니다. 오해해서만도 아니다. 생각이 맞지 않거나 사실이 왜곡되면 관계는 금이 간다. 감정의 동물인 우리의 관계는 참으로 복잡다단하다.
전국적으로 귀농귀촌인이 증가하면서 갈등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순창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몇몇 도시는 세력싸움으로 번져 모범을 보여야 할 지도부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은 사익과 욕심에 기인한다.
귀농귀촌협의회장이 되면서 지역민과 귀농귀촌인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듣는다. 요약하면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귀농귀촌인이 끼리끼리 논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다. 반대로 귀농귀촌인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고 간섭을 받기 싫어한다. 편하게 살고 싶어 내려왔으니 그것을 인정해달라고 한다. 미세한 간극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도시와 농촌의 정서의 차이를 알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먼저 도시는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공간이다. 옆집에 관심을 덜 둔다. 흔히 ‘이기적이다. 자기중심적이다. 타인에게 무관심하다’라고 말할 수 있으나 간섭하려 하지 않고 간섭 받지 않으려하고, 피해주기도 받기도 싫어한다. ‘나’ 중심이다. 또 도시는 다양성과 역동성, 변화와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할만한 여유도, 이웃이나 내 지역을 먼저 생각할 겨를이 부족하다.  
반면 농촌은 어떤가. 첫째 개방적이다. 너무 개방적이어서 불편해한다. 좋은 면도 있지만 간섭받게 되는 것이 문제다. 학연 지연 혈연 등이 얽히고설킨 지역이다. 시골은 내 마을이라는 주인의식과 결속력, 유대의식이 강하다. 따라서 외부인이 마을의 규범을 침해하면 즉각 반응한다. 도시에 비해 다양성이 부족하고 획일성이 존재하며 고령 농업인들이 많아 역동성이 떨어진다. 대화를 들어보면 타인과 남의 집 얘기가 많이 등장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처음에는 그것이 극도로 싫었고 한편으로는 신기했다. 여름철 모정에 모인 동네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지나가는 사람이 곧 대화소재다. 유감스럽게도 안 해도 될 얘기, 들추지 않아도 될 민감한 소재들이 자주 등장한다. 시간이 흘러 곰곰 생각해보니 그것이 그분들의 대화다. 일부러 흉보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일상대화라는 것을 알았다. 물론 필자도 그 현장에는 없지만 그분들의 대화소재가 되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갈등을 비단 지역민과 귀농귀촌인간의 문제로 국한시켜서는 안 되겠다. 갈등은 귀농귀촌인 사이에도 발생하고, 지역민 사이에도 발생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우리 동네 두 할머니도 말씀 안하신지 1년이 넘었고, 김장하면서 몸싸움이 발생한 또 다른 두 분은 검찰로 송치됐다가 극적으로 화해를 하셨다.
갈등은 제3자가 나서 완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 군에서는 올해부터 상생멘토라 불리는 갈등해소 멘토제를 운영하고 있다. 행정과 귀농귀촌인 그리고 지역의 정서를 두루 알고 있는 멘토가 나서는 것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양측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반은 해결된다. 같은 점을 먼저 찾고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시간을 가지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구존동이(求存同異)의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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