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구림 연산마을 ‘할머니 경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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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구림 연산마을 ‘할머니 경로당
  • 윤승희 기자
  • 승인 2019.05.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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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찍한 곳에서 밥 해먹고 편히 쉴 수 있어 좋아’

 

 ▲새 경로당에서 할머니들이 손하트를 만들면서 활짝 웃고 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오자 구림 연산마을 할머니 경로당에 할머니 한분 두 분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일찍 와서 쌀 씻어 밥 앉히는 할머니, 반찬 만드는 할머니, 상 펴고 수저 놓는 할머니, 각자 알아서 척척 할 일을 하셨다. 하루 만에 보는 이웃들이지만 그새 쌓인 얘기가 많아 보였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너스레소리와 웃음소리가 섞여 경로당 안이 더욱 흥겨워진다. 오늘 반찬은 국물 자작한 무조림, 마늘쫑무침과 김치. 소박한 반찬이지만 여럿이 함께 먹으니 이렇게 꿀맛일 수가 없다며 입을 모으신다. 조금 늦게 공공근로사업에 다녀온 할머니들이 들어와 따가운 봄볕을 덜어내며 한 숨 돌리고 점심식사를 달게 드셨다. 연산마을 할머니들은 이렇게 할머니경로당에서 모여 점심과 저녁을 만들어 드시고 자연스럽게 소통 시간을 갖는다. 할머니들은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장사하는 단골 생선장수가 새 경로당으로 이사했으니 드시라며 조기 한 상자를 선물했고, 한 할머니 아들이 에어컨 2대와 벽걸이 텔레비전을 기증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지난 5월 8일 구림면 연산마을 할머니 경로당에서 준공식이 있었다.  기존에 사용했던 경로당이 협소해서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할머니들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진 것.

점심식사를 마치시고 둘러앉은 할머니들께 새 집으로 이사해서 어느 점이 제일 좋으냐고 여쭸다. “전 할머니경로당은 두 세평 방에서 할머니들이 모다 모여 밥해 먹었다. 할머니들이 포개 앉다 시피 지냈다. 이렇게 너른 집에서 밥해 먹고, 발 뻗고 편히 쉴 수 있어 정말 좋다.” 할머니들이 입을 모아 말씀하셨다. 식사하고 몇 분은 가셨는데 남은 할머니들이 스무명이 넘었다. 할머니경로당 회원이 60명이 넘는데 실제 마을에 거주하면서 경로당 이용하는 할머니는 대략 26분 정도 된다고 알려주셨다.
사람 수가 많아, 매일 점심 저녁 밥해서 먹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래서 할머니들이 지혜를 냈다. 해마다 밥하는 ‘당번’을 정해서 돌아가면서 맡아왔다. 올 해 식사 당번을 맡은 할머니는 “당번이 1년이라 지겨워, 좀 짧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양금 회장 할머니는 “그러잖아도 1년씩은 너무 길다고 해서 이제는 한 달씩 맡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김치냉장고도 경로당 자체기금과 구림면 지원을 받아 새로 들였다. 김장김치는 할머니들의 중요한 일년치 밑반찬이다. 사람 수가 많아 쌀도 정부지원만으로는 부족해서 할머니들이 필요할 때마다 한 포대씩 냈다고 설명했다.
설양금 회장은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이렇게 좋아져 너무 기쁘다. 준공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이렇게 넓은 곳에서 쉴 수 있게 돼 참 고맙고 좋다”고 새 경로당으로 이사한 소감을 전했다.
연산마을 할머니 경로당은 지난 2012년 구림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돼 2017년 7월에 착공해 사업비 2억7000만원이 투입됐다. 부지면적 268제곱미터(㎡)에 건축면적은 97㎡, 방 2개와 거실 겸 주방, 화장실, 다용도실 등으로 이뤄졌으며 5월 8일 준공식을 가졌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황숙주 군수는 “경로당이 어르신들에게 어떠한 공간인지 잘 안다”면서 “앞으로도 생활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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