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의 실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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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의 실세는 누구인가?
  • 오은미 전 도의원
  • 승인 2019.05.3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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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임제 정부가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한다. 대통령은 5년 단임제 비정규직이고 검사는 정규직인데,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더욱 경제 권력은 세습인데, 단임제 정권이 경제 권력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정치권력이 우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청와대를 바꾸면 다 되는 것처럼 기대하고 착각하고 있다. 청와대는 임기 5년짜리 비정규직 일자리다. 촛불항쟁 이후에도 정권의 장악, 곧 집권이 갖는 구조적 한계에 대하여 냉철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정치권력이 있고 경제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재벌이 있는데, 군부독재시대에는 정권이 우월적 지위에 있었으나, IMF 이후에 그 역관계가 뒤바뀌어 경제권력 우위의 시대로 바뀌었다.
군부독재시대에는 외국자본을 차관 형태로 빌려와서 그걸 배분하는 권한을 정권이 갖고 있었다. 외자 차관을 배분하는 권한을 이용하여 정경유착을 통해 형성된 게 한국의 재벌이다. 군부독재정권시대에는 청와대를 차지하면 재벌도 해산시키는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었다. 그런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은행과 주식시장을 외국자본이 직접 지배를 하게 된다. 정권을 장악해도 경제 권력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이 권력의 구도가 바뀌었다.
촛불항쟁의 위대성은 이명박, 박근혜의 구속도 있지만, 재벌 총수 신동빈, 이재용을 구속시킨 데 있다.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이 이병철-이건희 이래 숱한 게이트, 부정부패 비리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총수를 감옥에 보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촛불항쟁 이후에 이재용을 구속시켰다. 그러나 지금 박근혜는 감옥에 있고, 이재용은 청와대의 초청을 받아서 버젓이 경내를 활보한다. 경제 권력의 우위가 확고하게 확립돼 있음을 단적으로 확인시켜 준다.
대한민국의 실세는 누굴까? 청와대가 아니고 재벌이다. 박근혜는 중형을 언도 받았는데 이재용은 석방되었고, 이명박은 집안에 갇혀 있는데 신동빈은 활보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표현을 빌려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로 겉으로 보기에는 재벌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 같지만, 시장을 장악한 실세는 따로 있다. 은행 자본의 66.7%가 외국자본이고,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재벌들은 경영권 방어도 쉽지가 않다. 그걸 단적으로 보여준 게 조양호의 한진 등기이사 배제이다. 한진그룹이 조양호 집안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정치권력 위에 군림하는 경제 권력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 정부는 자기 의사대로 결정하고 집행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트럼프가 ‘그들은 우리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말했지 않은가? 4ㆍ27선언과 9ㆍ19선언으로 개성공단이 재가동되고 금강산관광도 재개될 줄 알았으나 미국의 제재 압박으로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있다. 이게 바로 한국 사회의 구조이고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실세는 경제 권력이고 남북은 여전히 분단돼 있다. 정전체제는 청산되지 않았고, 한미동맹이란 미명 하에 대한민국은 군사 주권 자체가 없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완성을 한반도 남쪽에 국한된 반쪽 시야로만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해방이후 1차적 원인이 분단이었고, 그것이 전쟁을 통해서 70년의 장벽이 되었다. 또한 그것을 배경으로 30년 동안 군부가 독재통치를 했던 것이다. 그 잔재를 채 청산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정권은 여러 차례 바뀌었으나 한국 사회의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국가가 주권을 갖고 국민이 실세가 되기 위해서는 오래된 근원적 매듭을 풀지 않고 온전해 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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