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83)/ 우리말 속 일본어 잔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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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83)/ 우리말 속 일본어 잔재는?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9.06.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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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정치란 것은 타협하고 토론하고 관용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회를 파탄 내놓고 잘못한 것 없다, 6월 국회를 열자고 뗑깡을 부리고 있다.”
최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이른바 ‘뗑깡’ 발언이 도마에 올라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뗑깡’의 본뜻은 뇌전증과 뜻이 같은 한자어 전간의 일본 독음에서 온 말이다. 흔히 간질로 알고 있지만 뇌전증으로 변경됐으며, 발작을 하면 한동안 자신의 행동을 기억 못하는 이성마비 증세가 온다. 어떤 사람이 행패를 부리거나 억지를 쓸 때, 혹은 어린애가 심하게 투정을 부리는 것을 가리킬 때 쓰는 말로, ‘뗑깡’이라고들 하는데 ‘생떼’, ‘억지’, ‘투정’ 등의 적당한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한다.
비슷한 예로 ‘무데뽀’나 ‘무데뽀 정신’ 등도 흔히 사용하는데, 일본어 한자 ‘무철포’에서 온 말로서 원래 아무데나 마구 쏘아대는 대포를 가리키는 말이다. ‘무모한 사람’ 또는 예의라곤 조금도 없이 완력으로 밀어붙이고 보는 ‘막돼먹은 사람’ 등을 가리키는 말로 바꿔 쓸 수 있는 우리말로는 ‘무작정’, ‘무턱대고’, ‘무모하다’ 등이 있다.
‘고참’이 일본식 한자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고참’은 ‘선임자’로 순화해서 써야 맞다. ‘단도리’도 마찬가지다. ‘준비’나 ‘채비’라고 해야 옳다.
이처럼 일본어 유래인지 몰라서 또는 알면서도 사용하는 표현들을 정리해 봤다.
‘스끼다시’는 ‘기본안주’, ‘아나고’는 ‘붕장어’, ‘엑기스’는 ‘농축액’이나 ‘진수’라고 해야 맞다. ‘유도리’는 ‘여유’나 ‘융통성’, ‘고수부지’는 ‘둔치’, ‘곤색’은 ‘감색’, ‘땡땡이 무늬’는 ‘물방울 무늬’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기스’는 ‘흠’ㆍ‘흠집’ㆍ‘상처’, ‘낑깡’은 ‘금귤’, ‘뻬빠’는 ‘사포’로 순화해야 한다. ‘정종’은 ‘청주’, ‘노가다’는 ‘막일’ㆍ‘막일꾼’, ‘단스’는 ‘서랍장’ㆍ‘옷장’이 맞다. ‘모찌’는 ‘찹쌀떡’, ‘분빠이’는 ‘분배’ㆍ‘나눔’, ‘사라’는 ‘접시’라고 해야 옳다. ‘나시’는 ‘민소매’, ‘시다’는 ‘조수’ㆍ‘보조원’, ‘아다리’는 ‘적중’ㆍ‘단수’라고 하는 것이 좋다. ‘야끼만두’는 ‘군만두’, ‘에리’는 ‘옷깃’, ‘엥꼬’는 ‘바닥남’ㆍ‘떨어짐’이라는 말로 바꿔 쓰는 것이 맞다. ‘오뎅’은 ‘어묵’ㆍ‘생선묵’, ‘와사비’는 ‘고추냉이 양념’, ‘요지’는 ‘이쑤시개’라고 해야 한다. ‘이빠이’는 ‘가득’, ‘만땅’은 ‘가득 채움’, ‘찌라시’는 ‘선전지’ㆍ‘광고 쪽지’로 순화해야 하며 ‘난닝구’는 ‘러닝셔츠’, ‘미싱’은 ‘재봉틀’, ‘츄리닝’은 ‘운동복’, ‘아싸리’는 ‘차라리’ㆍ‘아예’, ‘다대기’는 ‘다진 양념’, ‘뽀록나다’는 ‘드러나다’ㆍ‘들통나다’로, ‘간지’는 ‘멋’ㆍ‘느낌’, ‘구라’는 ‘거짓말’, ‘쇼브’는 ‘승부’라고 해야겠다.
우리말인 듯 아닌 듯 착각하게 하는 말들도 있다. ‘시말서’는 ‘경위서’, ‘망년회’는 ‘송년회’, ‘애매하다’는 ‘모호하다’, ‘호치케스’는 ‘스테이플러’로 순화해서 써야겠다. 정말 나열하기도 벅찰 정도로 많다. 우리말을 아끼고 지키려는 노력이 정치인이나 유명 인사들에게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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