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질문’…시민단체 회원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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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질문’…시민단체 회원 되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9.06.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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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후원이 올바른 나라 만든다.”(한겨레) “시민단체 100만개 돼야…국민 당 10~20개 시민단체 가입”(연합) “축적이 아닌 분배의 시기로 진입해야”(경향) “국가가 권력 지니면 타락-부패…정치 무관심은 인생에 무책임한 것”(뉴시스) “이익에 혈안이 된…지독하게 익숙한 대한민국”(문화) “비정규직과 재벌 그들에게 국가란?”(서울)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응답”(동아) “내 손자가 살았으면 하는 국가의 모습, 이 책에 담았죠.”(조선) 조정래 작가의 신작 소설〈천년의 질문〉을 소개하는 일간신문의 제목 글들이다.
팔순을 앞둔 작가는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한국 사회 현실을 바탕 삼아 응답한 소설”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당시(1976년) 국무총리는 국민을 향해 ‘지금은 분배의 시기가 아니라 축적의 시기’라 말했고, 국민은 분배의 시기가 오기를 침묵 속에 기다렸는데 정권이 몇 번이나 바뀌고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불 시대가 되었음에도 ‘이제는 분배의 시기’라는 공식 발언은 없다”면서 “지금 스무살인 제 손자 세대만큼은 저희가 겪은 모순과 갈등과 문제점을 겪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의지로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작가는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는 국가가 존재한 이후 수천 년에 걸쳐 되풀이 돼 온 질문”이라며 “오늘 우리에게 대한민국은 무엇인지 그 탐험의 길을 나서야 하는 게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이 작품을 쓴 이유”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사회가 안고 있는 현실의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작가는 소설에서 양극화의 파고에 휩쓸려 표류하는 현대인의 욕망과 갈등을 들여다보고, 이를 풀어가는 실마리는 찾기 위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많은 인물을 등장시켜 우리의 현재를 드러낸다.
집에 월급을 가져다주지 못한 채 사건 취재에 매달리는 기자, 고향 선배인 국회의원의 대필 작가로 생계를 이어가는 만년 시간강사, 서울대 출신 ‘개천 용’으로 온몸을 다 바쳐 신분 상승을 꿈꾸다 죽어도 ‘진골’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비자금 장부를 훔쳐 달아난 재벌 사위, 비자금 취재를 막기 위한 재벌의 회유에 고민하는 기자 부인, 선거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제안에 총력전으로 재벌을 돕는 국회의원 등 얽히고설키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비자금 사건에 눈을 감는 언론, 눈앞의 이익에 혈안이 된 정치인ㆍ사업가ㆍ법조인들의 아귀다툼은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불법 비자금ㆍ전관예우 등이 관행이 되어버린 사회, 상위 10%가 전체 국민 소득의 절반을 독식하는 나라, 급격한 사회 양극화를 당연하게 여기는 정치, 세계 경제 11위라는 국가의 부패 지수가 세계 180여개국 가운데 58위인 현실을 고발하는 주인공은 ‘기자’다.
작가는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읽은 수필에 “신문은 사회의 목탁이고 기자는 사회의 등불이요 산소여야 한다”고 했다면서, 직분상 사회의 모든 분야를 구체적으로,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일제강점기 김원봉 열사가 독립운동하듯이’ 취재하고 쓰는 사명감 넘치는 기자, 어떤 협박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는 이상적 기자상을 보여준다. 물론 ‘기레기’들도 등장한다. 기업 임원에게 ‘충성 문자’를 보내고 기사와 광고를 거래하는 언론사 간부, 재벌 딸의 욕설과 폭행, 전관예우ㆍ고위 퇴직 공무원 재취업 등 현실과 함께.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이다. 모든 권력은 부패하고 타락한다. 그것을 막는 것이 권력을 만들어준 국민의 의무이고 책임”이다. 작가는 ‘북유럽 국가들이 그나마 인권을 존중하고 복지를 실시하는 국가’라며 “우리가 그 나라에서 배워야 할 것은 활발한 시민단체의 존재”라며 “한 국민이 1000원, 2000원씩 기부하고 10~20개 시민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는 나라가 되어 ‘평화적 상비군’ 1000만명이 존재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은 모두 함께 하는 작은 발걸음”이라는 모두 잘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우리들의 부끄러움을 질책한다. ‘당장 시민단체에 가입하고 작은 후원금이라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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