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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속의 시한줄 - 이 길
2019년 06월 12일 (수) 조경훈 -

   
 
이 길

                                                                                             기타하라 하쿠슈

이 길은 언젠가 왔던 길
아 - 맞다
아카시아의 꽃이 피어 있네.

이 언덕은 언젠가 본 언덕
아 - 맞다
저봐 하얀 시계탑이야.

이길은 언젠가 왔던 길
아 - 맞다
어머니와 마차로 지났었지.

저 구름은 언젠가 본 구름
아 - 맞다
아가위(山査子) 가지가 늘어져 있네.

 

나이가 드니 고향에 갈 일이 가끔 생긴다. 그리고 기회만 있으면 그곳에서 작은 길, 큰길, 동네 길 어디든 혼자서 걷는다. 70년쯤 지났으니 떠날 것은 떠났고, 변할 것은 모두 변해 있어 어설픈 타향에 온 듯 싶지만,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아침마다 해 뜰 때 바라보던 대동산과 학교 갈 때 나를 품어주던 금산이 보이면 내가 고향에 왔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고향은 살아있음인지 경천에서 바라보던 귀래정은 그대로 있고 경천가에 구부정한 허리 굽은 느티나무는 아직도 그 손을 못 잡았는지 흐르는 냇물에 손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군청 앞 어디쯤엔가 있었던 왕잠자리 날고 연꽃 피던 연못은 아무리 보아도 흔적도 없다. 순창 객사는 내가 배웠던 교실이었음을 이제야 가보아서 알았고, 학교도 길도 골목도 깨끗이 큰길이어서 좋지만 내가 뛰어놀던 골목과 추억의 집들이 사라지고 없어져서 허전했다. 어찌 보면 허름하고 보잘 것 없어도 오래두고 보면 추억의 집들이 사라지고 없어져서 허전했다. 어찌 보면 허름하고 보잘 것 없어도 오래 두고 보면 문화재가 되는 것인데, 옛날 학교, 옛날 군청, 옛날 우체국 그때 그 모습들이 그립다.
기타하라 하쿠슈도 나처럼 옛날에 살던 곳을 쫓아갔나 보다. 그리고 그 길을 가면서 회상을 한다. 아 맞아, 저기 아까시 꽃이 피어있다. 아 맞다, 저 봐, 하얀 시계탑이야. 이렇게 걸어가면서 잊고 살던 소중한 한 것들을 하나하나 생각 속에서 꺼내 만나 봅니다.
그곳은 아버지와 어머니, 온 가족과 친척들이 꿈꾸며 살던 영원한 추억이 사는 동네입니다.
어떻습니까? 지치고 힘들고, 아니 일을 다 끝내고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알고 싶거나 물어보고 싶을 때는, 어릴 때 내가 살던 고향마을을 한 번쯤 다녀오시는 것이…

*기타하라 하쿠슈 (北原白秋) 1885~1942 일본의 시선ㆍ가인, <추억>,
<수묵집> 등 저서를 갖고 있다.

 

- 글ㆍ그림 : 조경훈(시인ㆍ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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