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말/ 북한 주거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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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북한 주거실태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19.06.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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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 주택은 ‘하모니카주택’, 베란다는 ‘내밈대’
낯설지만 재미있는 북한말(11)

북한에서는 모든 형태의 주택을 ‘살림집’이라고 부른다. 살림집은 우리나라의 일반주택에 해당하는 ‘땅집’과 ‘아파트(고층살림집)’로 구분된다. 땅집은 ‘독집(단독주택)’, ‘문화주택(연립주택)’, ‘하모니카주택(다세대/단층주택)’ 등으로 구분된다.
살림집은 국가의 계획 아래 공급되고 배정되지만, 시장 활성화로 자본이 축적되면서 시장을 통한 살림집(주로 아파트)의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토지주택연구원의 연구(2015)에 따르면 주택보급률 99.8%(북한 당국의 발표)이나 실제는 가구 수 대비 30~40%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택유형별 비중을 살펴보면 연립주택이 43.9%로 가장 많고, 단독주택 33.8%, 아파트 21.4%이다. 도시지역 공동주택 비율은 32.5%인데, 이중 평양은 61.7%로, 단독주택 비율은 6.4%에 불과해 평양이 타 도시에 비해 아파트 중심의 도시임을 알 수 있다.
집안에 수도가 설치된 세대가 도시지역 89.5%, 평양 95.7%로 대부분 식수 공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고, 수세식 개인 화장실 등 도시 생활을 위한 기본 시설 구축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난방시설의 경우 단독주택의 66.8%가 나무를 연료로 하고 있으며, 공동주택의 경우 60% 정도가 가정용 석탄난방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스보일러(일부는 석유, 전기)를 사용하는 한국과는 달리 북한은 주방에서 석탄이나 땔감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산화탄소를 동반한 매연 발생으로 주방과 식탁이 구분되는 주택의 구조가 특징적이다. 한편 탈북자 대부분이 남한 생활에서 가장 편리한 점으로 겨울에도 언제나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꼽는 사실로 볼 때 북한의 연료 사정이 원활하지 못한 것 같다..
북한의 아파트 중에는 수영장과 각종 편의시설도 갖춘 고급아파트가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의 주거수준은 대부분 유엔이 정한 최저주거기준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경제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주택은 시장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자본투자와 기술수준이 매우 열악하다고 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남북경제협력 시대에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북한 주민들의 최소한의 주거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조언하고 있다.

주택ㆍ주거와 관련된 어휘

북한은 주택 및 주거생활과 관련된 어휘에서도 한자어나 외래어보다는 고유어 또는 북한식 순화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출입문은 ‘나들문’으로, 응접실은 ‘손님맞이방’으로 부르고, 에스컬레이터는 ‘계단승강기’, 샤워실은 ‘물맞이칸’이라 한다. 화장실은 ‘위생실’이라 하고 화장지는 위생종이라 한다.
보통 아파트 등에서 툇마루처럼 튀어나오게 하여 벽 없이 지붕을 씌운 부분인 베란다는 ‘내밈대’라 한다. 커튼은 ‘창가림막’으로 우리말로 순화해서 부르고, 햇볕을 가리거나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처마 끝에 덧붙이는 좁은 지붕인 차양을 ‘그늘지붕’이라고 한다. 또한 바람을 통하게 하는 의미의 통풍(通風)은 ‘바람갈이’로,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꾸는 환기(換氣)는 ‘공기갈이’로 한자어를 쉬운 말로 풀이해서 쓰고 있다.
청소ㆍ빨래ㆍ설거지 등 살림살이에 관한 일을 우리는 ‘집안일’ 또는 ‘가사’라 하는데 북한에서는 ‘집안거두매’라 하고,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휴지ㆍ세제ㆍ식기 등의 생활필수품을 ‘인민소비품’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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