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린 북’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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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린 북’을 보고…
  • 김상진 기자
  • 승인 2019.06.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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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도, 성격도 완벽히 다른 두 남자의 특별한 우정 여행, 영화 ‘그린 북’. 1962년 미국,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는 교양 있고 우아한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박사의 로드 매니저(운전부터 잡다한 업무를 맡아 하는 직업)가 된다. 생각ㆍ행동ㆍ말투ㆍ취향…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그들을 위한 여행안내서 ‘그린 북’에 의존해 남부여행을 한다.(‘그린 북’ 줄거리)
1960년대 미국은 남녀 차별과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시대이다.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노예해방선언을 발표했다. 노예해방선언으로부터 100년이 지난 시대에 노예는 없었지만 흑인들에 대한 극심한 인종차별은 여전해 다양한 인권운동을 벌인다. 흑인들은 급진파와 온건파로 나뉘어 인권운동 노선에 대해 갈등을 빚었지만,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간디의 비폭력주의를 바탕으로 둔 평화적 흑인 인권운동을 전국에 확산시켰다. 영화 ‘그린 북’은 1960년대 혼란스러웠던 시대적 배경에서, 흑인 돈셜리 박사가 흑인 차별이 극심했던 남부지역에서 공연을 계획하여 로드매니저인 토니와 함께 미국 남부지역을 여행을 하는 영화이다. 영화 초반 미국 북부지역에 있는 토니는 집을 수리하기 위해 부른 흑인 인부들이 마신 유리컵조차 불결하다 여겨, 수리를 마친 흑인들이 떠나자 곧바로 유리컵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처럼 남북전쟁에서 노예 해방을 지지했던 북부지역에서도 인종차별이 극심했다.
돈셜리 박사는 백악관에 초대되어 공연을 할 정도로 유명한 흑인 음악가였다. 직장을 잃고 가난했던 토니는 돈셜리의 로드 매니저 구인 면접을 보고 채용되었다. 흑인을 더럽다고 여기는 이탈리아계 백인 토니와 부유한 흑인 돈셜리 박사가 흑인 차별이 극심한 남부로 공연을 떠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만들어졌다.
여행길은 당연히 험난했다. 돈셜리 박사는 술집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로 집단 폭행을 당하고, 또 흑인이 저녁에 돌아다닌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어 유치장에 들어가 공연을 늦을 뻔하기도 한다. 이처럼 극심한 차별에 사고를 예방하고자 만든 안내서인 ‘그린 북’은 미국 남부지역의 흑인이 출입 가능한 호텔, 음식점들을 정리한 책이었다. 돈셜리는 남부에서 노예는 아니지만 여전히 노예 취급을 받는 흑인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남부 공연을 계획한 것이었다. 돈셜리 박사는 남부에서 공연하면서 인권에 대한 얘기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공연을 관람하는 백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연주하고 감사 인사를 전할 뿐이다. 하지만 그의 입장에선 흑인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클래식은 백인들의 음악이란 편견이 박혀있던 시대에 흑인도 멋진 클래식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흑인도 백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웃으며 악수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보였다. 이 행위만으로도 파티장에서 일하는 흑인들과 관람하는 백인들에게 모든 인간이 동등함을 보여준 것이다.
단일민족국가에 가까웠던 우리나라도 이제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이웃 주민, 함께 일하는 동료 중 해외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 해외 이주민들과 차별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많지만, 때때로 한국말을 잘 못한다고 무시하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그린 북’에서는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이처럼 우리도 이주민을 차별 없이 대하고, 이주민들은 불합리한 상황에는 대항하며 한국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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