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공이산/ 꾸준히 하다보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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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공이산/ 꾸준히 하다보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1.03.3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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愚 어리석을 우, 公 공평할 공, 移 옮길 이, 山 뫼 산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5

필자가 베이징에서 주중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1998년 여름이었다. 쏟아진 폭우로 인해 장강(長江)이 범람해 재산 피해와 이재민이 크게 발생했을 때 원자바오(溫家寶) 현 국무원 총리는 당시 농업ㆍ수리 등을 담당한 부총리였다.

필자는 당시 중국의 홍수 상황을 서울에 보고하기 위해 매일 TV와 신문을 챙겨보고 있었는데 언론에 비친 원 총리의 활동은 지금까지 인상 깊게 남아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장강의 한 쪽 둑이 무너지고 있는 곳을 장정 수백 명이 몸과 어깨를 붙이고 두 겹으로 띠를 만들어 물이 흐르지 않도록 막고 한쪽에서는 수 십대의 트럭과 부녀자들이 흙과 돌을 날라 장정들의 뒤에 쌓아 무너지는 곳을 메워가는 모습이었다.

원 부총리가 우산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며 오른손을 번쩍 올려 “堅持! 堅持! 大家堅持!(끝까지 버티자! ! !). . (列子ㆍ湯問篇)’에 나오는 우공이산(愚公移山) 우화가 생각났다.

우공이란 어리석고 바보 같은 할아버지를 일컫는 말이다. 대대로 산중에서만 살아온 할아버지는 다른 마을이나 시장에 가려면 늘 앞에 있는 큰 산을 빙 돌아가야 한다. 90살이 돼서야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다리가 아프다는 걸 느낀 할아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짠다.

마침내 할아버지가 해결책을 찾아냈다. “온 가족 모여라. 앞산을 파내 다른 데로 옮기자!” 아들과 손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아내가 흙과 돌을 어디로 옮기냐고 묻자 자식들은 말한다. “渤海(발해)로요!” 이튿날부터 열흘에 걸쳐 흙 한 짐씩을 등에 지고 발해까지 가서 버리고 온다. 옆집 과부 아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 간다.

이웃 마을에 사는 지수라는 노인은 이름대로 풀이하면 똑똑하고 영리한 노인이지만 사실 게으르고 요령만 피우는 사람이다. 그는 멍청이 우공이 산을 파 옮긴다는 소문을 듣고 비웃는다. “바보 영감탱이, 내일모레 죽을 사람이 어느 세월에 산을 다 옮겨? 가서 손자나 보시게!”

우공은 정색하며 말한다. “내가 죽으면 아들이 하면 되지. 아들은 또 손자를 낳고 손자는 또 아들을… 이렇게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산을 다 파내고 평평해질 날이 올 걸세.” 노인 지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하다보면 언젠가는이라는 말이 맞긴 한데...’라고 생각한다.

우공이산이라는 성어는 과장이 심한 이야기에서 비롯됐지만 후세 사람들은 ‘어떤 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못해낼 것이 없다’는 가르침을 얻는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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