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쏟아진 동해안 폭설은 속초에서 부산까지 한반도 동쪽을 완전히 초토화 시켰다. 영동지역 곳곳이 기상관측사상 처음으로 눈 폭탄을 맞아 산간마을이 고립되고 시설하우스와 축사가 무너져 내리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월 내내 지속되는 이상 한파는 한반도에 ‘빙하기’ 도래를 연상케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평균기온은 4.4℃로 예년 평균보다 3.7℃가 낮았다. 이로 인해 시설채소와 월동 작물은 치명타를 입었다. 지난 가을 배추와 무 값 폭등이 나라를 뒤흔든 “파동”으로까지 번지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또 11월말 경북안동에서 구제역이 확진되었을 때만해도 그것이 3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33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을 땅에 묻어야 할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재해” 그리고 준비되지 못한 “대응”은 많은 혼란과 고통, 천문학적인 대가를 필요로 했다.
이상 기후는 지난해부터 부쩍 심해졌다. 지난해도 폭설과 한파로 시작됐는데 봄에 저온현상이 지속돼 냉해가 발생했고 일조량 부족까지 겹쳤다. 또 여름 내내 폭염이 기승을 부렸고 9월 추석 연휴 때는 시간당 100㎜ 폭우가 쏟아져 서울 광화문 광장 등 도심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영향을 미친 태풍도 ‘곤파스’ 등 여러 개나 됐다.
기상청이 지난해 연말에 내놓은 ‘2010 이상기후 특별보고서’는 한파와 폭설, 이상저온과 폭염, 가뭄과 홍수, 그리고 태풍까지 모두 갖춘 기상이변의 ‘종합선물세트’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 봄철 역대 최저 평균기온을 기록한 이상저온과 역대 최소라는 일조시간은 복숭아 등 과수 피해와 참외 수박 등 시설작물에 치명상을 입혔다. 여름철 폭염과 태풍은 주곡인 쌀 생산량을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끌어 내렸다.
이렇게 이상 기후는 농업분야의 피해가 계절에 관계없이 빈발하고 규모도 커질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자연 재해에 대비하여 농업인들도 준비가 필요한데 그중 하나가 바로 보험 가입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며 겪게 될 예상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각종 보험에 가입하듯 농작물 자연재해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작년 한해 태풍 곤파스, 동상해 등으로 인한 농가피해 발생시 농가가 실제 부담한 보험료 189억원의 4배가 넘는 총 776억원의 보험금을 농가에 지급하여 농가경영안정에 크게 기여한바 있다. 전국의 농협에서 가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보험료 50%를 지원하고 지자체별로 추가 지원하고 있어 농가의 부담도 크게 낮다. 금년 2월 14일 출시된 농작물 재해보험은 사과, 배, 단감, 감귤, 떪은 감 5개 품목에 대하여 태풍(강풍), 우박 등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며, 특약 가입 시 봄, 가을 동상해, 집중 호우에 의한 나무보상도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나무보상특약의 경우에도 주수당 보상금액을 상향조정하는 등 농업인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었다. 또한 재배시기에 맞춰 참다래, 자두, 콩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한 보험상품이 출시될 예정이여서 농가에 커다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농업인에게 있어 농작물 재해 보험가입은 전 세계적인 추세로 우리 농업인에게도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유비무환의 자세로 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켰듯이 우리 농업인들도 농작물재해보험에 적극 가입하여 개인의 재산은 물론 우리 농업을 지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항상 준비하는 사람만이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고 그리고 아름다운 꽃이 활짝 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