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아베를 따르는 친일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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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아베를 따르는 친일 후예들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19.07.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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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인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작년 말 한 팟캐스트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서점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는 제목의 책들, 그거 일일이 볼 거 없어요. 그냥 이완용 전기를 읽으면 돼요. 이완용만큼 그 가르침을 충실하게 해 낸 사람이 없어요. 이완용은 구한말 최초의 영어교육기관인 육영공원 제1기 입학생이거든요. 그 당시에 영어유치원 다닌 거예요. 이후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식 문물을 경험하고 독립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스펙 잘 쌓았죠. 그리고 인간관계 잘 다져놨죠. 친미파에서 친러파, 친일파로 변신하는 등 눈치 빠르게 세상의 변화를 잘 파악하고 기회를 보면 잡는데 주저하지 않았어요. 성공하는 사람의 습관 그대로 따라간 거예요. 그래서 물론 성공했어요. 대한제국에선 총리대신,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의장까지 했어요. 매국의 대가로 돈도 엄청나게 받았고, 후손에게 많은 돈을 물려줬죠.”
전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와 역사책에선 이완용을 친일매국노라고 욕하지만 실생활에 필요한 이른바 처세술의 영역에는 이완용처럼 되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심각한 모순점을 꼬집기도 했다.
친일매국노의 대명사격인 이완용이 사망한지 90여년이 지난 요즘, 일본 아베 내각의 도발로 시작돼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 수구 기득권 세력들의 행태는 친일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넓게 퍼져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친일의 후예이자 토착왜구가 누구인지, 그들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수구 기득권 세력은 스스로를 대한민국을 지키는 세력이며, 상식과 원칙을 존중하면서 전통을 고수하는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이 도발을 개시하자마자, 수구 기득권 세력인 자유한국당과 조선ㆍ동아ㆍ중앙 등 일부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 우리 정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110여 년 전 매국단체 일진회가 했던 것처럼. 아베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은 청와대다.”, “반일은 북한만 이롭게 한다.” 기사를 내놓으며 우리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 “무조건 정상 회담해야 한다.” 하나 마나 한 엉터리 해결책만 나열하고 있다. 그럴듯하게 말을 돌리고 있지만, “일본은 힘이 세니까 그냥 무릎 꿇고 살자”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반일감정 자극하지 말고 합리적 해법을 찾자. 원만히 타협해서 일본 제안을 수용하자”는 말은 일제가 우리 외교권을 박탈하려 할 때 이완용이 했던 말이다
일본정부의 이번 도발에 분개해 전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시민들의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감정만 앞선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못 한다.”,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대응하라.”, “치밀한 분석과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훈계한다. 일본 도시 곳곳에서는 “한국인 꺼져라, 죽어라”는 ‘혐한’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일부 서점에서는 ‘혐한’서적만을 모아서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도 수구 언론들은 일본의 혐한 감정에 대해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보도는 거의 하지 않고 항상 한국의 반일감정만을 문제 삼는다.
일본인과 친일세력은 오랫동안 ‘일본인은 이성적이고, 한국인은 감정적’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한일관계를 이해해 왔다. 우리나라의 ‘이른바 보수’라는 언론인, 정치인들은 지금도 한국 정부와 시민의 대응에 ‘동물적으로 미개하다’는 의미가 결합된 ‘감정적’이라는 낙인을 찍고 있다. 이들은 모든 사회 문제를 약자들이 분수에 넘는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일제강점기 친일 부역자들이 일본 통치의 야만성은 외면하고 한국인의 저항만을 문제 삼았던 것과, 현재의 기득권 세력이 재벌의 전횡은 외면하고 최저임금만을 문제 삼는 것은 같은 의식의 소산이다.
지금의 한국은 구한말의 조선이 아니다. 비록 일본의 국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 10번째의 경제력과 7위의 군사력을 가진 강력한 나라가 되었다. 일본 우익정치인들의 착각을 이번에는 확실히 바로 잡아야 한다. 고도로 성숙한 시민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일본과의 이번 무역전쟁에서 백 년 전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친일 매국세력’의 후예인 수구 기득권 세력의 여론 공작에 미혹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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