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가족 캠프까지 지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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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가족 캠프까지 지원해야 할까
  • 김상진 기자
  • 승인 2019.08.0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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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팔덕초에서 1박2일 가족캠프를 취재했다. 그곳에서 한 아버지가 “집을 나와 일을 하며 1주일에 한번 집에 돌아온다.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어 미안했는데, 학교에서 이런 행사를 열어줘서 아이와 소통하고 추억을 쌓을 기회를 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듣고 작지만 그 어떤 행사보다 뜻깊다고 생각했다.
기자는 취재를 위해 군청에서 주간행정계획표를 매주 받아본다. 7월 31일 오전 9시 계획에 ‘내 아이와 함께하는 공감ㆍ소통 1박2일 가족캠프’라는 일정이 있어 ‘이번에는 군에서 군민들을 위해, 소통이 필요한 가족을 위한 행사를 만들었구나’는 생각에 찾아갔다.
행사가 진행 중인 민속마을 체험장에는 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있었다. 난감했다. 흔히 ‘철밥통’, 정시 출근해서 정시 퇴근하는 직장인의 대명사인 공무원이 가족들과 함께 ‘소통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행사를 하고 있다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해서 담당 공무원에게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인지 물었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될 행사였지만, 여러 가지 업무로 바빠 참석하지 못한 공무원들이 많아 한 차례로 축소했다고 한다. 총 1000만원 각 차수마다 예산 500만원이 책정되었다고 들었다. 담당 공무원에게 물었다. “후에 동일한 행사에 군민들이 참석할 수 있을까요?” 대답은 “아직 계획은 없다 반응이 좋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했다.
행사는 7월 31일(수) 오전 9시부터 8월 1일(목) 오후 1시까지 진행되었다. 공무원들 근무시간이다. 참가자에게 물어보니 연차를 사용한 것이 아닌, 출장으로 처리되었다고 한다. 이 글을 쓰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행사장에서 밝게 웃던 아이들을 보면 기분이 좋았고, 그런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부모님을 보며 감사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하지만 1박 2일에 군비 500만 원을 사용하고 ‘공무원’만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공무로 고생하는 공무원들이 자녀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군에서 지원을 해주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도 있지만, 봉급 받고 일해야 하는 업무시간에 연차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출장 처리했다는 것을 기자는 이해하기 힘들다.
행사의 취지나 의도가 군민들에게 펼칠 서비스를 공무원이 미리 체험해보고 평가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군은 그럴 계획도 없어 보인다. 근무 복지 차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과하다.
군에서 군 예산(돈) 들여 진행한 가족캠프가 공무원과 공무원 자년만이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팔덕초 가족캠프에 참가한 아버지처럼 정말 바빠서 아이들과 만날 시간이 없는 주민들도 대상이 되어야 한다. 공무원 가족들만을 위한 위 캠프와 같은 행사는 기획해서도, 참가해서도 안 된다.
공무원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당연히 국민이다. 국민의 민원을 처리하고 다양한 분야의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공무원이다. 모든 공무원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공직자로서의 사명이나 책임감 없이 단순한 월급쟁이가 돼서는 안 된다. 주민에 더 친절하고, 문제없는 사업만을 진행하는 이른바 복지부동의 공무원보다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게 노력하는 공무원이 많아야 진정한 주민자치를 이룩한다.
밤, 낮 없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에게는 ‘고맙습니다’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좀 더 나은 순창, 모두 행복한 참 좋은 순창군이 되도록 잘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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