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말/ 북한의 역사학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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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북한의 역사학①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19.08.0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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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재미있는 북한말(13)

북한 역사교과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통일부 북한자료센터에서 대출한 교육도서출판사의 《조선력사 고등중학교》(1-6학년 용, 2001년 본)과 남쪽의 미래엔 출판사의《고등학교 한국사》를 비교해보았다.

북한 《조선력사》의 시대 구분
<공산당선언>과 <자본론>을 발표한 카를 마르크스(Karl Marx)는 변증법적 유물론으로 역사발전의 단계를 설명했다. 그는 인류의 역사를 ‘원시공산사회-고대노예제사회-중세봉건사회-자본주의사회-공산주의사회’의 역사발전 5단계로 설명했다. 유물사관인 마르크스의 역사발전단계설에 민족주의를 결합하여 1990년 이후 북한의 한국사 시대 구분론은 다음 체계를 갖추었다.
①고대 노예제 사회: 기원전 30세기 고조선, 기원전 5세기의 부여, 고구려, 진국 ②중세 봉건제 사회: 삼국, 고려, 조선 ③근대 반침략반봉건 부르주아 민족운동기: 1860년대~1919년 3.1인민운동 ④근대에서 현대로의 과도기: 1919~1926년 타도제국주의동맹 결성 ⑤현대 반제반봉건 민주주의 혁명운동기: 1926~1947년 2월 ⑥현대 사회주의 혁명기: 1947년 2월~1958년 8월 ⑦현대 사회주의 건설기: 1950년대 후반~1980년대 ⑧현대 사회주의 완전승리기: 1980년~현재
이러한 시대 구분은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와 발해까지를 고대로 구분하고 고려를 중세 귀족사회, 조선을 근세 양반관료사회로, 개항 이후를 근대로 구분한 남쪽 교과서와 크게 다르다.
역사 용어 속에는 역사를 보는 관점이 담겨 있다.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역사 인식에도 커다란 차이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에 서술된 역사적 사건은 주로 그 해의 간지를 넣어 ‘난’으로 표기된 사례가 많다. 특히 농민들의 저항 운동, 외세의 침략 등에 모두 ‘난’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난(亂)’은 집권세력에 반기를 드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역사의 주체를 지배층 중심으로 설정한 점에 기인한다.
반면에 《조선력사》는 ‘난’ 대신 ‘투쟁’, ‘폭동’, 심지어 ‘전쟁’이라는 용어로 확대해 표현하고 있다. 즉 지배층에 대한 반란은 곧 농민들의 투쟁이며 인민들의 전쟁으로서 역사 발전의 필연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조선력사》에서는 《한국사》에 ‘홍경래의 난’과 같이 개인 인명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평안도 농민 전쟁’이라고 표기해 지역의 집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역사의 주체는 인민 대중이라는 관점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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