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앞두고 민망한 ‘힘’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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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 앞두고 민망한 ‘힘’ 자랑
  • 장성일 기자
  • 승인 2019.08.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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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덕초 강당에서 열리는 행사를 취재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팔덕초 강당을 찾았다.
행사 예정기간이 가까워지자 50여명이 준비된 자리를 메웠다. 행사장 전면에는 ‘강천산 4차선 확·포장을 위한 추진위원회 구성회의(가칭)’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강천산 4차선 도로가 완공되면 원활한 차량 통행과 안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돼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준비한 듯 추진위원장에 강인형 전 군수를 선출했다. 강 위원장은 인사말과 함께 4차선도로 확장사업 추진에 대해 설명했다. 뒤늦게 이용호 국회의원이 도착했다. “지방도 792호선 도로가 국가지원 지방도 55호선으로 2016년 7월에 승격되었다”면서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국토부에서 결재만을 남겨놓고 있고, 확정이 되더라도 기재부에서 삭감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총사업비 919억 중 70%인 644억을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국토부 국도 개설 5개년 계획에 선 순위로 반영되었다”며 자신의 공을 은근히 자랑하고 “군민과 순창군, 전라북도, 국토부까지 모든 이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행사장(강당) 안과 밖의 모습은 보기 썩 좋지 않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나온 두 분은 수첩에 무언가 열심히 적고 있었고, 강당 밖에는 현직 공무원과 퇴직한 공무원 여러 분이 행사장 분위기를 관찰(?)하듯 오갔다. 눈에 익은 읍내 주민과 동계면에 사는 분들이 행사장에 들어가지는 않고 정문과 강당 옆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녹음하는 듯 서 있다가, 중간 중간 어디엔가 보고하듯 통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한 지인이 알려준 황 군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중 “우리들이 현장에 가서 지켜보려 합니다”라는 언급과 그 때 그 공무원과 일부 주민들의 모습이 겹쳐지며 쓴 웃음을 짓게 했다.
나는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생각을 했다. 가을 단풍철에는 관광객 수만명이 찾아와 순창읍 백산리 강천주유소 회전로타리부터 팔덕 강천산 입구까지 차량이 밀리고, 아주 심한 경우에는 광주-대구고속도로 요금소(톨게이트) 부터 차량이 서행했던 것을 떠올리며, 불편했지만 참을 수 있었던 것은 “순창 강천산이 참 좋다”는 칭찬 때문이었다. 그래서 강천산도로 확장공사는 선거 때마다 국회의원, 군수 후보는 물론 도의원 후보까지도 공약한 것으로 기억된다. 지난해 당선된 황 군수도 이 사업을 공약하고 국토부 등 관계기관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사업 승인과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날 팔덕초 강당에는 군청 공무원 등 행정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은 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위원장에 지난 선거에서 황숙주 군수와 싸웠던 강인형 전 군수를 선출했다. 이날 현장 분위기로 예측되는 결과였지만 군정 추진 측면에서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이날 강단 안에 앉은 사람이나 밖에 서 있던 사람 모두 순창군민이고, 강천산 도로 확장에 모두 찬성한다. 지방선거를 치른 지 일 년이 넘었고, 내년 총선은 일 년이 채 안 남았다. 그래서인지 이날 행사장 모습은 선거철을 방불케 했다. 이날 이용호 국회의원이 말했듯 전북도, 순창군, 순창군민이 한마음으로 추진해야 하루 빨리 성사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 자랑하는 이들의 각성과 진심어린 ‘순창사랑’ 마음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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