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회, 이런! 계급, 이런!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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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회, 이런! 계급, 이런! 개혁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9.08.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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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에 갇힌, 현대판 ‘농촌 노예’ “좁고 길게 만들어진 가건물 안에는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조금만 서 있어도 등에서는 땀이 흘러내렸다. 움막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고 앞에 설치된 간이화장실은 부서져 있었다. 움막 안은 쓰레기장과 다름없었다. 농약통이 굴러다니고 온갖 쓰레기들과 두껍게 쌓인 먼지 사이로 빨래가 걸려 있었다. 방 안에는 곰팡이가 퍼져 있었고 장판과 벽지는 울어 있었다. … 아침 6시에 일을 나와 저녁 6시에 퇴근하는데 휴식시간은 점심시간 30분이 유일하다. 휴일은 한 달에 이틀. 농촌은 근로기준법 적용이 되지 않는다. ‘농축산업 근로자들은 근로시간ㆍ휴일ㆍ휴게에 관한 조항 적용에 예외로 둔다’라는 근로기준법 63조 때문이다. … 농촌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숙소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업장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고용허가제’ 때문이다. 농장주의 허가 없이는 비자 연장과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한다. 어려운 농촌의 현실과 경직된 제도가 인권의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었다.” (한겨레 2019.7.26. 포천/김명진 기자)

여인숙 노인 덮친 화마 “낡은 여인숙 가난 위에 덮친 화마. 지난 19일 새벽 전북 전주의 낡은 여인숙에서 불길이 치솟아 폐지를 주워 월세방에 살던 70~80대 노인 3명이 숨졌다. 1972년에 개업한 이 여인숙은 2평도 채 안 되는 고시원보다도 좁은 쪽방 11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화재현장 한쪽에 옷가지 사이로 비닐봉지에 가득한 음료수병 뚜껑이 놓여있었다. 1㎏당 신문은 70원, 파지는 40원인 것에 비해서 병뚜껑과 캔, 양은 등은 650원 정도 받을 수 있는 고철이다. 얼마나 모아서 팔려고 그 돈은 어디에다 쓰려고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병뚜껑 하나하나를 주워서 모은 노인의 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 지금처럼 노인들이 쪽방에서 가난과 빈곤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없기를 바란다.” (한겨레 2019.8.23. 전주/김봉규 선임기자)

조국이 당긴 방아쇠 “세상이 오직 ‘조국’ 한 단어다. 공직후보자 한 사람을 두고 1만개 넘는 기사와 실시간 포스팅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 ‘조국 현상’은 과거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의혹의 결이 노골적 부패와 명백한 불법성을 띠고 있진 않다. 진보세력 상층부의 기득권이 유지되고 대물림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것이 본질이다. 시민들은 ‘조국 현상’을 통해 민주화 세대 리더들의 생활 기득권 실체를 보게 됐다. 이들의 ‘권력 점유’가 작동하는 방식도 포착됐다. … 진보 상층부, 그것도 개혁을 상징했던 인사가 가용 자원을 동원해 자식을 기득권 체제에 밀어 넣은 것. 그로 인해 ‘내 자식’은 기울어진 운동장도 아닌 아예 다른 운동장에 서 있는 현실을 확인한 시민들이 울분을 거둘 수 있겠는가. (한겨레 2019.8.25. 구혜영 정치부장)

‘계급’이라는 판도라 상자 열다 “높은 담장 안쪽에 ‘그들만의 성채’가 솟아 있음을 짐작 못 한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실체를 목격한 이는 많지 않았다. 조 후보자로 인해 다수 시민이 담장 안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게 되었다. … 집권세력은 계급적 박탈감이 사안의 본질임을 인정하는가? 격차를 완화하려는 구체적 실천을 할 각오가 돼 있는가? ‘조국 사태’가 특정 부처 장관의 임명 문제를 넘어, 시민의 삶을 좌우할 핵심적 질문의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 다시 말하건대, 문제는 계급이다. 해답은 정치적 상상력이다.” 한겨레 2019.8.26. 토요일팀 김민아 선임기자)

구분 지어진 아이들과 어떤 이의 개혁 “‘저는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인데, 수학을 잘못해요. 다 틀렸죠.’ 그는 수포자는 이생망이라고 했다. 이번 생은 망쳤다고 하는 아이는 대한민국에서 고작 열세 해밖에 살지 않았지만, 현재가 초래할 미래를 뻔히 알고 있다. 수학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경제력이 뒷받침되고 정보력을 갖춘 부모가 없다면 꿈을 이루기 쉽지 않다는 것을, 노력의 기회조차 공정하지 않은 세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경제 수준이 미래를 규정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미 체념을 배웠다. 아마도 아이들은 원칙을 지키지 않고 편법을 쓰면서라도 명문대학교에 자식을 보내려고 아등바등한 이를 보면서 또 자조 섞인 말을 할 것이다. 저렇게 할 수 없다면 이번 생은 망한 거구나. 개혁을 말하는 이는 불행히도 우리 사회의 성공과 행복의 경계를 명확히 보여주면서 과연 뭘 개혁하는 것인가 되묻게 한다.” (한겨레 2019.8.27. 김해원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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