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석몰족/ 마음가짐이 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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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석몰족/ 마음가짐이 다르면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9.09.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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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가운데 중), 石(돌 석), 沒(빠질 몰), 鏃(화살촉 족)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201

《사기》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에 나온다. 돌에 적중하여 화살이 깊이 박히다.친구 P로부터 ‘해외봉사활동으로 1년 정도 나갈 것 같다.’는 전화가 왔다. 몇몇 친구들과 환송연을 가졌다. 그가 자랑 겸 하소연을 하였다.
10년 전 공직퇴직을 하면서 이제야 ‘시험’이라는 굴레에서 해방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퇴직 후 몇 곳을 기웃거리다가 이제 좀 편히 쉬려는데 아내가 그냥 놓아 주지를 않는 것이었다.  
“아직 젊은데 이렇게 허송세월 보낼 거요? 외국에 좀 나가봐요.”
“외국? 영어도 한 줄 못하는데? 꿈도 꾸지 마. 이 사람아.  
“지금부터라도 하면 되지. 영어가 별 거요?”
그의 아내의 말은 권유가 아닌 강권이었다. 국제협력단(코이카)의 홈페이지를 열었다. ‘자문단 파견 모집공고’를 보니 ‘수준 높은 영어’가 필수였다. 고졸 후 거의 4∼50년을 거들떠보지 않았던 영어다. 포기하였으나 아내는 집요했다. 그녀가 중학교 영어교과서 자습서를 사오고, 회화 책과 CD도 사오고, 인터넷 강의도 신청해 줬다. 들어간 돈이 아까워 그는 결국 책을 들었다. 처음 몇 달은 고통이었다. 기껏 외웠던 단어가 이튿날 아침이면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반복 또 반복 1년이 지나니 좀 나았다. 3년이 지날 무렵, 그는 영어로 꿈을 꾸기도 하였다. 
지난 봄, 인터뷰 시험 날, 원어민 프리토킹에서 더듬거리긴 해도 소통이 이뤄졌고, 작문은 A4지 5장을 채웠다. 서류심사와 신체검사를 통과한  사람이 80여 명이 넘었으나 파견이 확정되어 연수에 참가한 사람은 15명에 불과하였다. 영어권 주재근무를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내의 한 마디∼,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한나라 이광(李廣)장군은 흉노족의 땅에 인접한 농서(隴西) 지방의 무장집안 출신으로, 특히 궁술과 기마술이 뛰어난 용장이었다. 문제(文帝) 14년(BC166), 이광은 숙관(肅關)을 침범한 흉노를 무찌른 공으로 시종무관이 되었다. 또, 그는 황제를 호위하여 사냥을 나갔다가 혼자서 큰 호랑이를 때려잡아 천하에 용맹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그 후 그는 수비대장으로 전임되자 변경의 성곽을 전전하면서 흉노를 토벌했는데, 항상 싸움에 이기므로 사람들이 상승(常勝)장군이라 불렀다. 흉노는 그를 ‘한나라의 비장군(飛將軍)’이라 부르며 감히 국경을 넘보지 못했다. 이광은 청렴강직한 사람이었다. 상을 받으면 부하에게 다 나누어주고 음식을 병졸들과 똑같이 했다. 이광이 죽을 때까지 40년에 걸쳐 녹 2천 석이었는데, 집안에 모아 놓은 재산이 거의 없었다. 
어느 날, 이광이 사냥을 나갔다가 저녁 어스름한 무렵에 풀밭에 호랑이가 누워 있는 것을 보고 힘껏 활을 쏘아 적중하였다. 그런데 화살을 맞은 호랑이가 움직이지를 않는 것이었다. 가서 보니 화살에 적중한 것은 돌이었다. 돌에 적중하여 화살촉이 너무 깊이 박혀 뽑히지 않았다. 기이한 생각이 든 이광이 다시 한 번 그 바위를 향해 활을 쏘아 보았는데, 아무리 해도 화살촉이 돌에 박히지 않고 튀어나왔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결과가 다른 것은 과녁을 향한 마음가짐이 달랐기 때문이다.’라고 칭송하여 말했다. 
이와 유사한 성어들이 있다. 사석음우(射石飮羽)는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오는데, 양유기(養由基)가 활을 외뿔 소에 쏘았는데 돌에 적중해 화살의 깃털까지 박혔다. 《한시외전(韓詩外傳)》에 사석몰우(射石沒羽)라는 성어가 나온다. 초나라의 웅거자(熊渠子)가 밤길을 가다가 누워 있는 바위를 엎드려 있는 호랑이인 줄 알고 활을 힘껏 당겨 쏘았는데 화살의 깃까지 박혔다. 내려가 보고서야 그것이 돌인 줄 알았다.
모두가 정신을 집중해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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