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87)/ 글의 호흡,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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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87)/ 글의 호흡, ‘쉼표’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9.09.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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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긴 문장에서 뜻을 분명히 전달 
바로 다음 말 꾸미지 않을 때

부지런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잠시 쉬어가는 지혜도 필요한 법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노래할 때와 마찬가지로 글에도 호흡이 있다. ‘쉼표’를 적절히 사용하면, 글쓴이의 의도를 더욱 명확히 전달할 수 있어 읽는 사람에게 여유를 줄 수 있다.
“우리가 모두 더 나은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에 걸맞게 적절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더 많은 만남의 자리를 갖는 것에 앞서 스스로가 주인이라는 자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하며 상호간 원활한 협의를 통해서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을 차근차근 찾아 나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일단 쉽게 읽히지 않고, 왠지 답답한 문장이다. 그렇지만 글쓴이가 이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준다면, 우리는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맥과 뜻을 고려해, 중간중간 쉬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구조가 복잡한 문장을 쓸 때는 ‘쉼표’를 어디에 넣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모두 더 나은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에 걸맞게 적절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더 많은 만남의 자리를 갖는 것에 앞서, 스스로가 주인이라는 자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하며, 상호간 원활한 협의를 통해서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을 차근차근 찾아 나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말할 때의 호흡대로 쉼표를 넣어보니, 훨씬 여유 있게 느껴진다.
또 ‘아름다운, 한국의 딸’과 같은 표현에 쓰인 쉼표는 바로 다음의 말을 꾸미지 않기 위해 사용한다.
예를 들어 “성질 급한 철수의 누이동생이 화를 내었다”란 문장에서 ‘성질이 급한’은 ‘철수’를 꾸밀 수도, ‘누이동생’을 꾸밀 수도 있다.
그런데 “성질 급한, 철수의 누이동생이 화를 내었다.” 처럼 쉼표를 넣으면, 이러한 중의성이 해소된다. 쉼표를 쓰면 뜻이 분명해지는 것이다.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만약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해 본다면, 남을 괴롭히는 일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 깨달을 것이다.” 쉼표가 없다면 횡설수설이나 다름없어진다.
문맥상 끊어 읽어야 할 곳에 쓰는 때도 있다.
“철수가 울면서, 떠나는 영희를 배웅했다.”, “철수가, 울면서 떠나는 영희를 배웅했다.” 예문 모두, 철수가 배웅하는 것은 같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어법상 쉼표를 써서는 안 되는 때도 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접속어, 그러나ㆍ그러므로ㆍ그리고ㆍ그런데 등 뒤에는 쓰지 않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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