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죽예회’ … 대나무를 만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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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죽예회’ … 대나무를 만지는 사람들
  • 김상진 기자
  • 승인 2019.09.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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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보다 뛰어난 ‘순창죽예명품’ 목표

▲현대죽예회 회원들이 원형합을 만들고 있다.
작품 하나 만드는 시간 일주일도 부족
담양보다 뛰어난 ‘순창죽예명품’ 목표
작업장 철거통지 애타지만 ‘방도’없어

순창 현대죽예회는 2015년에 모여서 시작했다. 자연물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모인 회원들은 현재 16명, 10대부터 60대까지 활동하고 있다.

죽공예는 수작업이라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대나무를 베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대나무는 3~4년생을 사용하고, 12월에 벤다. 겨울나기를 준비한 대나무는 물이 올라 쉽게 마르고 뒤틀리기 때문이다. 1년간 사용할 대나무를 4미터 간격으로 베어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보관한다. 공예에 활용할 대나무를 다듬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대나무를 씻고 마디를 잘라내고 긁어낸다. 그렇게 준비한 대나무는 용도에 맞는 넓이와 두께로 잘라낸다.
보통 대나무의 겉면을 사용하지만, 드물게 겉면 아래 속대를 사용하기도 한다. 숙련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나무를 준비하는 과정과 제작 과정을 합쳐 제품을 완성시키는 시간은 평균 1주일이 걸린다. 애정이 없으면 견디기 힘든 작업이다.
회원들의 작품은 옻칠을 더해 특색과 상품성을 더했다. 남원에서 온 옻칠강사 곽명화(43) 씨는 “남원은 목심칠기가 유명합니다. 목심칠기에 사용하는 나무와 대나무는 다릅니다. 다른 점을 알기위해 강의시간 외에는 함께 죽공예 작업을 했는데, 어느새 이곳에서 함께 죽공예를 하고 있습니다. 회원님들의 열의가 대단합니다. 옻독에 올라 고생하면서도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면서 노력하십니다”라고 말했다.
강길순 회장은 “회원들이 정말 열심히 하세요. 강습을 받는 날이 아닌데도 아침부터 나와서 저녁까지 대나무를 만지며 하루를 보내지요. 죽공예는 참선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요. 참선 끝에 만들어낸 작품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곡성에서 오는 회원도 있다. 이현준(17)ㆍ유증렬(63) 씨이다. 이현준 씨는 “원래는 곡성 죽공예동호회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동호회가 해체돼 순창으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죽공예 모든 작업이 힘이 들어요. 반대로 그 힘든 작업들이 모두 즐겁습니다”라고 말했다. 유증렬 씨는 “몰입도가 매우 큰 활동이다. 대나무를 만지고 있으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또 회원들과 이야기 나누고 어울리는 것도 제 행복 중 하나입니다”라고 말했다.
최경수(53) 씨는 “앞으로 현대와 전통을 담아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나무 하면 담양이 생각나듯 죽공예 하면 순창이 생각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작업장은 이번 달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꿈과 열정은 있지만 작업할 마땅한 공간이 없어 고민입니다”라고 말했다.
▲대나무를 제품에 맞게 가공하고 제작하는 모습.
회원들은 “작업장이 필요하다”고 절실하게 말했다. “담양 죽공예보다 순창 죽공예의 작품성이 더 뛰어나고, 전통방식에 현대인의 요구와 감성이 담긴 세련된 명품으로 평가받고 애호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담양보다 순창, 순창하면 고추장에 더해 품격 높은 죽공예 고장”으로 불릴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긴 대나무를 보관하고 자르고 다듬어야 하는 공간을 한 개인이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넓은 지역에 대나무 작업장을 할 만한 곳이 없을 리도 없다. 죽예회가 ‘굵고 곧게 뻗은 대나무처럼 쭉 성장’하도록 회원과 지역단체와 행정이 머리 맞대 방도를 찾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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