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거리명 작명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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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거리명 작명 유감
  • 조순엽 본부장
  • 승인 2011.04.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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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엽 순창애향운동본부장

15만명의 내외 군민들이 몸을 부딪치며 뒤엉켜서 살아가야 할 땅, 어머니의 품속 같은 고향 땅 참 정겨운 곳이다.

읍내 시내권의 골목길들이 사통팔달 큰 신작로로 변해버리면서 길과 집을 못 찾아 우왕좌왕하는 출향인들이 흔히 눈에 띈다. 일제 강점기에 지배자의 편리와 땅뺏기 일환으로 옛 명들을 말살하고 번지와 거리명들을 새로운 주소체제로 바꿔 집 찾기 좋도록 일목요연하게 거리명을 새로 제정하였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유감이 있어 몇 자 적어본다.

읍내 거리명을 장류로, 순창1길, 순창2길, 순창3길 등으로 일률적으로 정했는데 외지 사람들이 마을 이름과 옛날 길만 알고 마을을 찾았을 때 1길, 2길로 정한 마을을 무슨 재주로 찾을 것인가. 모처럼 찾은 고향길이 더욱더 혼란스러움만 가중시킬 것이다. 당초 거리명을 제정할 때 얼마만큼이나 마을 내력이나 거리명을  알고서 작명을 하였는지 위원들의 면면이 의심스럽다. 서울이나 대도시 등은 선조들의 아호나 벼슬명, 마을이름 등을 따와 부르기 좋고 순수한 우리말을 붙여 길 이름을 지었는데 순창의 길 이름은 너무나도 틀 속에 얽매여 작명한 것 같아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

일례로 서울의 을지로, 퇴계로, 세종로, 덕수궁로, 창경궁로 등. 광주의 충장로, 축구감독 이름인 히딩로 등… 선각자 등의 이름으로 짓지 못할망정 군민이면 누구나 알고, 쓰고 있는 중앙로를 장류로로 작명한 것 까지는 좋은데 가인 김병로 선생 같은 선각자의 이름을 따와 가인로로 작명해서 상징적인 가로명을 정했으면 좋으련만.

몇 가지 도로명을 들어보자.

제일고에서 담양으로 가는 길을 담순로로 하지말고 순창사람이면 다들 알고 있을 박달나무길(로)로 작명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군청에서 시장4거리까지는 예부터 본정(本町)길이었는데 일제 냄새가 심하여 이제는 진짜 순창로로 정해야 하고 축협에서 군청4거리까지는 장류로로 정해야 옳은 것이다. 제일고에서 대동산 밑까지는 대동로가 아니고 양지로로 해야한다. 산림조합 4거리에서 하나로마트 미개통구간까지는 회나무로, 제2교 4거리에서 순창농협까지는 망덕로(望德路), 신협4거리에서 시장까지는 은행나무길, 시장사거리에서 남원삼거리까지는 새각시로, 남원삼거리에서 터미널 사거리까지는 묘장로, 마을금고 사거리에서 엘지(LG)전자까지는 당산나무로, 대신파크에서 경천둑까지는 옥천당산나무로, 경찰서 옆 사거리에서 경천둑길까지는 성황로, 사정마을은 사정로로해서 옛날 활터의 향수를 찾아야 한다. 장덕마을 입구도로는 맹가터길, 경천아파트에서 남산마을까지는 귀래정로, 남산마을에서 대정마을 앞까지는 답보로(踏步路), 옥천교에서 새모실 마을까지는 귀신바위로, 제일고에서 정수장까지는 물통고개로, 공설운동장앞길은 원터거리로, 백산리 앞길은 히여태로로 해야 한다.이제까지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았다. 길은 예부터 불러온 길이어야 하고 마을이름을 배제해서는 안되고 우리들 머릿속에 살아있는 길 이름이어야한다. 이러한 향수가 물씬 풍기는 옛 이름들을 나 몰라라 하고 새로운 이름들을 부치면서까지 복잡을 떨어야하는지. 인격 높고 고매한 분들이 작명해놓은 도로명을 왈가왈부(曰可曰否)해서는 안 되지만 그래도 군민들을 모아놓고 공청회라도 해봐야지 않았을까? 수백 년 이어갈 길 이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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