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베이비 붐 세대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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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베이비 붐 세대의 귀환
  • 장호순 교수
  • 승인 2011.04.2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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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장호순 순천향대하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소위 “세시봉 열풍”이 불고 있다.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이장희 등 1970년대를 풍미했던 통기타 가수들의 인기가 최근 급상승한 것이다. 대중음악 시장에서 한동안 외면받던 베이비 붐 세대가 그 시장에 다시 복귀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덕분이다.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는 6·25 전쟁 후 안정세를 찾은 1955년부터, 산아제한을 적극 시작한 1963년 사이 태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2010년 현재 이들의 숫자는 712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4.6%에 달한다. 머지않아 은퇴의 시기에 접어들 4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의 중년층이다.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는 그들의 부모세대와, 그리고 그들의 자식세대와도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부모세대와의 차이점은 처음 제대로 교육받은 세대라는 점이다. 일제식민지와 6·25전쟁의 와중에서 극소수의 특권층만 학교교육을 받았던 그들의 부모세대와 달리, 베이비 붐 세대는 국가가 실시하는 보편적 의무교육의 혜택을 보기 시작한 첫 세대였다. 학교교육을 받은 그들 덕분에 한국은 산업사회로 탈바꿈 할 수 있었고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베이비 붐 세대 대부분이 도시거주자라는 점도 부모세대와 다른 점이다. 1960년대 경제개발정책에 따라 도시에 일자리가 생기면서, 베이비 붐 세대의 부모들은 일자리를 찾아, 그리고 자식의 교육을 위해 도시로 몰려들었다. 부모가 못가면 논과 밭을 팔아 자식만이라도 도시로 보냈다. 그래서 베이비 붐 세대의 대부분은 농어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되어 도시에 정착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베이비 붐 세대들은 시골정서와 도시정서를 모두 갖고 있다. 도시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지금의 70대 농어촌 노령층이나, 농어촌 생활을 하루도 견디기 힘들어하는 요즘 젊은 세대와는 다르다. 베이비 붐 세대는 도시의 세련됨과 편리함을 즐기면서도, 어릴적 고향으로 내려가고픈 귀소본능 또한 갖고 있다. 도시외곽에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사람들도 대부분 베이비 붐 세대들이다.

베이비 붐 세대가 지금 당면한 문제는 노후 대책이다. 그들 대부분은 퇴직 후 도시에 남아서 안락한 노후생활을 보내기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이다. 소비위주의 도시생활을 계속할만큼 저축해 둔 것도 없고, 그들에게 제공될 도시의 노인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베이비 붐 세대의 노후대책 차원에서 그들이 농어촌 지역으로 귀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고려할 만하다. 현재 농어촌을 지키고 있는 그들의 부모세대들이 사라진 후 그 빈 자리를 베이비 붐 세대들이 채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주택자금 지원, 일자리 알선 등이 우선 가능할 것이다.

어린 시절 고향으로 돌아간 베이비 붐 세대들은 지금의 “세시봉 열풍”에서 보여주듯, 척박하고 낙후한 농어촌 지역의 문화를 보다 활기차고 풍부한 문화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의 농어촌 귀환이 또 하나의 “열풍”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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