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남·김애란 노인전문요양원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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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김애란 노인전문요양원 간호사
  • 신경호 기자
  • 승인 2011.05.0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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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찾지않는 어르신들 보면 안타까워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을 돌보고 함께하다보면 눈에는 보이지 않아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저도 모르게 마치 단단한 끈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곤 해요. 내가 이 일을 그만두게 되면 새로 담당자가 오겠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걱정되기보다는 어르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먼저 걱정돼요. 그래서 그만 못 둬요.(웃음)”

지난 일요일 오후 6시, 풍산면 대가리 노인전문 요양원에서 만난 최성남ㆍ김애란 간호사는 위층 아래층을 오가며 분주히 움직인다.

두 간호사는 휴일에도 가족과 외출하지 못한 입소자들의 건강상태가 평소보다 더 염려스러워 마음을 놓지 못한다. 늘 곁에서 손과 팔이 되어주는 요양보호사들의 손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위급상황이기 때문이다. 몸 상태를 일일이 살피며 기록하고 있지만 고령인 탓에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그녀들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두 간호사 역할은 중요하다.

두 간호사는 “한 입소 어르신의 가족이 1년이 넘도록 단 한 차례도 찾아보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며 부모에 대한 보호자들의 ‘관심과 책임’도 강조한다. 보호자의 관심에 따라 어르신들의 건강상태가 다르다는 것이다. 입소자의 건강 상태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보호자는 관심을 넘어 간섭하는 정도까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가족의 역할과 태도라고 덧붙인다.

#경력 24년, 최성남 행정복지과장

최성남(50) 과장은 2006년 8월 요양원이 개원한 이래 5년 동안 변함없는 마음으로 입소자의 간호를 담당해오고 있다. 1987년 전북대 간호전문대(현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남원의료원서 15년, 남원 삼성병원서 4년을 근무한 그는 “단순히 직업의식만을 가지고선 할 수 없는 일이라서 ‘나와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했다”며 간호사로 일 해오는 동안의 마음속 다짐과 소신을 내보였다.

최 간호사에게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환자가 한 동에 70~80명이나 되는 곳에서 일밖에 모르고 살던 중 큰딸이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갔지만 끝내 하늘나라로 먼저 보내야 했던 것.

딸을 가슴에 묻은 후 병원을 나와 자신을 자책하며 죄책감에 시달리던 최 간호사는 자식이 필요할 때 지켜줄 수 있는 부모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따듯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어른들이 있는 요양원 근무를 택했다는 최 간호사는 천직인 간호사 일을 하는 지금, 무척이나 행복해 보인다. 장애인시설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남편과 세 딸의 응원도 누적된 피로를 풀어주는 비타민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 대부분의 가족이 요양시설의 종사자처럼 부모를 모시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곳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는 것처럼 칠순이 넘은 자신의 부모님을 자신 있게 모셔보고 싶단다. 또한 기회가 되면 요양원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요양근무사 대상 강의도 하고 싶단다.

#새내기 간호사 김애란씨

한 살 된 딸을 둔 새내기 주부인 김애란(33) 간호사는 최 간호사의 든든한 동료며 동반자다. 입소 어른들에게는 나이 탓에 손녀와도 같은 존재지만 김 간호사 역시 요양원 근무 5년째라 얼굴만 봐도 훤히 노인의 상태를 알 수 있다.

요양원 근무자 중에서는 비교적 신세대에 속한 김 간호사는 항상 밝고 따듯한 요양원을 꿈꾼다.

요양원 식구들과 끝가지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최 간호사의 말에 미소로 화답하는 그녀는 100세까지 살고 싶어 한다. 그러면 나중에 가족과 지내지 못하고 자신도 요양원에 들어올 거라며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도심생활처럼 외부와 소통이 용이하고 보호자가 안심하고 입소자에게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요양시설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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