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짝패' , 탐관오리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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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짝패' , 탐관오리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05.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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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패>는 문화방송에서 요즘 방영하는 사극 드라마입니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한날한시에 태어나 서로 신분(운명)이 바뀌게 된 두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조선조 말엽 가난하지만 선량하게 살아왔던 노비와 거지, 갖바치 등 소외된 인간들의 삶과 사랑이야기와 부패한 탐관오리들을 척결하려는 정의로운 포도부장과 의적의 모습을 통해 오늘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우선 ‘짝을 이룬 패’로 설명되는 ‘짝패’라는 단어보다는 ‘서로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하여 늘 함께 어울리는 사이’라는 ‘단짝’이 더 친숙해서 어휘 사전을 찾아보니 ‘짝패’는 남쪽보다는 북쪽에서 사용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드라마 <짝패>에서 흘러나오는 대사들이 가슴에 닿고 마음을 흔들며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아랫마을에서는 일가 다섯이 굶어죽었답니다. 그런데도 세도가들 곳간엔 고기가 썩어나갑니다. 이게 어디 사람사는 세상입니까?”(6회 더러운 세상)
“인석아, 삼정승 육판서가 다 너의 족친이라도 권불십년이라고 했다. 니놈들이 언제까지 그렇게 해먹을 줄 아느냐. (중략) 세상이 다 뒤집어지기 전에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자꾸나.”(17회 성초시의 충고)
대사의 압권은 28회에서 나옵니다. 포도부장인 아들(사실은 뒤바꾼 아들)과 ‘아래(我來)’ 적의 살생부에 오른 탐관오리 김 대감과의 대화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이 혼탁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 말이 변명으로 들리는 모양이구나.  =그렇습니다.  -너는 네 당대에 맑고 청량한 사회가 올 거라 생각하느냐?  =탐관오리가 없어지고 그 자리를 정의와 양심을 가진 사람이 대신한다면 청량한 세상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탐관오리가 그리 쉽게 없어질 줄 아느냐? 청빈한 선비는 쉽게 물러나지만 탐관오리는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물러난다고 해도 앙심을 품는 법이다. 또한 청빈한 선비는 남을 해칠 때 양심의 잣대를 들이대지만 탐관오리는 양심의 잣대라는 게 없다. 양심의 잣대가 없는 사람을 상대로 어찌 이길 수가 있겠느냐.  =이길 수 있습니다. 백성들을 깨우쳐서 양심의 잣대를 백성들에게 쥐어주면 됩니다.  -어느 천 년에 그 우매한 백성들이 잣대를 손에 넣겠느냐. 그런 날은 올 수 없는 것이야. …  =그저 너는 양심의 잣대니 따지지 말고 물 흐르는 대로 살도록 하여라.

정의와 양심을 이야기하면 세상을 덜 살아서, 배가 덜 고파서 그런다고도 합니다.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고 세상의 모진 풍파를 맞아보면 그런 이상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실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많은 이들과 민주와 개혁을 밥 먹듯 외치던 많은 정치인들의 변질된 모습을 쉽게 보아왔습니다.
이미 가진 자들의 말처럼, 해도 해도 벗어나지 못해 좌절을 맛 본 서민들의 절박한 심정처럼 우매하고 힘없는 백성들은 그 양심의 잣대를 가질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투표라는 방식의 잣대를 주었습니다. 다만 이 잣대(권리)를 우매하고 나약하고 치졸하게 사용해 왔고 이를 극대화시키려는 사악한 모리배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결과가 오늘의 현실입니다.

현대판 ‘탐관오리’는 우리 곁에 각기 다른 수많은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보다 정교해진 그들은 여전히 우리들을 우매한 백성으로 인식하고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며 옥죕니다. 그들은 여전히 입으로는 대단한 가치를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혈안입니다. 더구나 무한 경쟁을 앞세우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금권(돈)은 없는 죄도 있게 하고 있는 죄도 없게 하는 무소불위를 자행합니다.
우리가 가진 양심의 잣대가 공명정대하게 잘 사용되고 있는 지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의 권리가 사악한 모리배들의 세치 혀에 휘둘려 이용당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양심과 정의의 잣대를 그들에게 내어 주는 것은 가장 큰 소탐대실(小貪大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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