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태계 위기 속에서 친환경농업 역할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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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태계 위기 속에서 친환경농업 역할을 고민한다
  • 이선형 대표
  • 승인 2019.10.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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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인천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총회에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졌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상승한 지구평균 기온이 1℃인데 1.5℃ 이하를 사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2030년까지 CO2(탄산가스) 배출량을 지금보다 50%까지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현재 1.4℃ 상승) 이러한 결정은 2015년의 파리기후협약(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을 2℃ 이내로 억제)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지구온난화에 효과적인 대처가 기대된다는 세계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CO2 세계 최다 배출국인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이를 가짜뉴스라고 일축하였고 중국 등의 개발도상국들도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라는 세계인의 희망은 그저 의미 없는 일장춘몽에 그치고 마는 듯한 상황이다.

CO2 보다 30배 무서운
메탄가스 폭탄이 코앞에 다가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79년부터 인공위성을 띄워 북극 빙하를 감시하고 있다. 이 인공위성 자료에 의하면 북반구의 여름 최성기인 9월초 북극의 빙하가 33년만인 2012년에 면적 기준으로 50%가 줄었고, 부피기준으로는 80%가 줄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2025년경이 되면 여름철에 북극에서는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 예측한다. ‘북극 빙하가 사라지는 게 북극곰의 먹이활동이 어려워지는 원인이 된다’라는 식으로 가볍게(?) 여길지 모르겠다. 그러나 북극 빙하의 소멸은 인류 전체와 지구 행성에 거주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엄청난 위협이 된다.
북극은 거대한 면적이 빙하와 영구 동토층으로 이루어져있고, 이곳에는 수억년 전부터 축적된 엄청난 양의 메탄수화물(메탄하이드레이트)이 매장되어있다. 이는 메탄가스가 얼음 결정 속에 박혀있는 모습인데 불을 붙이면 연소되기에 ‘불타는 얼음’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 메탄수화물은 저온고압 환경에서는 고체 상태로 있다가 압력이 낮아지거나 온도가 오르면 메탄이 가스 형태로 방출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고 있는 북극(산업혁명 후 지구 평균온도는 1℃ 상승했으나 북극은 2.4℃ 상승)은 이미 방대한 양의 메탄가스가 방출되었고 또한 더 엄청난 양의 방출이 가까운 미래에 예비 되고 있다.
극지 기후관련 연구자들에 따르면 시베리아대륙붕 빙하에 갇혀 있는 메탄수화물은 1,400Gt이고 영구동토층에 저장되어있는 것도 비슷한 양이라 한다.(1Gt은 10억t) 현재 대기 중에 CO2 나 메탄 형태로 존재하는 탄소의 양은 830Gt인데 산업혁명 이후 늘어난 양이 470Gt이다. 즉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총 사용량의 약 6배에 해당되는 메탄가스가 북극에서 방출을 기다리고 있고 방출속도는 계속 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2014년 시베리아 북부 툰드라지역에서 발견된 지름 80m짜리 대형 웅덩이 3개는 이미 영구동토층의 메탄수화물이 메탄가스로 방출되고 있다는 증거로 여겨진다.
이 메탄가스는 CO2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약 30배에 이르는 강력한 온실가스이다. 결국 지구촌에 의존하고 있는 모든 인류는 현 생애 내에 아니면 자식들 대에 온난화에 따른 극심한 기후변화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지금껏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가뭄, 홍수, 태풍, 해일 등에 무기력하게 노출된다는 의미이다. 일부 학자들은 인류는 이미 제6의 대 멸종기에 진입해 있다고 말한다.

▲쌍치초등학교 학생들이 무농약 감자밭에서 감자 수확 농사 체험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곤충이 사라지고 있다

2018년 말 영국의 <가디언>은 사설을 통해 충격적인 사례를 보도했다. 중남미지역 국가인 푸에르토리코 열대우림지역에서 지난 40년 동안 곤충의 수가 60분의 1로 줄어들었고, 그 결과 곤충을 먹이로 하는 새와 도마뱀 등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또한 같은 기간에 독일에서도 75%의 곤충 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특히 푸에르토리코의 관찰 대상지역은 도시서 멀리 떨어진 자연보호 지역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더욱 충격적이 것이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곤충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은 앞에서 살펴본 기후변화(온난화)와 깊이 관여되어 있으며 또한 살충제, 제초제, 화학비료의 남용과 유전자변형을 통한 생태계 교란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럼 곤충이 사라져도 사람에게는 해가 없는 걸까?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이내에 인류도 멸망한다는 아인슈타인의 말도 있듯이, 그물망처럼 촘촘히 엮어져있는 생태계 순환고리 속에서 인간도 하나의 고리에 불과하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곤충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음은 곧 인간이 현재 누리고 있는 고도의 문명생활 뿐만 아니라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시위하는 그레타 툰베리. <국제엠네스티 누리집 사진>

 

스웨덴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절규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라는 16세 소녀가 작년 8월부터 등교를 거부하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지구온난화에 의해서 자신의 미래인생이 또한 자신의 미래 자녀 삶이 뒤틀리고 위협받고 있는데, 언론도 학교도 정치인도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헌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기라도 이 비현실적인 상황을 고발하고 행동하기 위해서 라고 했다.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을 미래를 위해서 학교에 나가 공부하는 것이 무의미하며, 또한 그 학교에서 과학을 통해 알려주는 핵심적 사실 - 온난화를 멈추기 위해 화석연료 소비 자제 - 이 정치가를 비롯한 기성세대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데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는 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 한다.
그녀는 또 말한다.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태양광, 풍력, 순환 경제 등등 격려의 말만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팔면서 지내왔습니다. 애석하게도 그런 것은 소용이 없습니다. 만약에 그게 소용이 있었다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금쯤은 줄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그는 뜬구름 잡기식의 희망보다는 직접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며, 매일 소비하고 있는 1억 배럴의 석유를 땅속에 그대로 두게 만드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레타 소녀의 작지만 단호한 외침은 뉴스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졌고 수백만의 학생들이 동맹휴학과 시위에 나서도록 자극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껏 성장, 발전, 개발이 당연하고 이를 위해 오염, 불평등, 독재 등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필요악 정도로 생각하고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방식은 완고한 관습으로 굳어져서 새로운 도전이나 인식의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온갖 물질문명의 혜택이 한없이 이어질 거라 낙관하고 있다. 그레타 소녀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마치 세계대전을 치루고 있는데 아무도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
극지 기후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북극에서 50Gt의 메탄가스가 발생하면 지구 평균온도는 0.6도 상승하고 석유와 석탄 등 기존에 인류가 의존하고 있는 화석연료 사용의 영향까지 합치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북극 빙하에 대한 관심은 환경단체 등을 제외하곤 찾아볼 수 없고 대책 마련을 위한 구체적 행동은 더더욱 확인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합의(1.5도 미만의 평균온도 상승 억제)를 이행하기 위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45% 줄여야 하고, 2050년까지 배출량을 제로로 해야 한다는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와 계획도 안 보이는 상황에서 시베리아 멀리에서 벌어지는 사태는 더더욱 관심 밖인 모양새다.
옛말에 무지하면 용감하다는 식으로 비극적 미래에 과감히 눈감거나, 내일 지구가 망해도 사과나무를 심는 평온함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 그 무지한 용맹함이 바로 자신이나 자식들에게 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구적 차원의 기후변화 문제를 언급할 때 가장 중요한 영역은 역시 정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주요 산업국들의 정치가들이 경제성장 논리에 매몰되어 기후 변화문제를 방기하고 악화시켜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 세계가 당면한 진정한 위기는 환경의 위기가 아니라 정치의 위기라고 지적했다는 우르과이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의 말은 정곡을 찌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4대강 개발에 몰두했던 이명박이나, 박정희 개발독재의 후광에 의존했던 박근혜 뿐만 아니라 촛불혁명의 계승자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까지도 개발과 성장의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이 앞선 정권에 비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이라는 차원에서 차별성을 갖지만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쓰러지지 않는 자전거처럼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책목표를 위해 대중들의 환상과 착각을 강요하고 있다.
이렇듯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결국은 환경과 사회적 약자층에게 모순을 전가할 수밖에 없는 성장지상주의를 멈추고 가후변화에 정면으로 정치가 대처할 수 있도록 정치권을 비판하고 동시에 견인해야 한다. 또한 올바른 선거법 개정이나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적극 개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기후변화의 절대적 위기에 대하여 설명하고 공감대를 넓혀나가야 한다.(재생가능한 자연에너지시스템의 확대, 석유의존 운송수단의 대폭 축소, 기업형 축산의 정리 등)
앞서 언급했던 영국 언론 가디언은 사설의 결론으로 “기후변화라는 엄중한 사태에 직면하여 개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손쉬운 일로서 각기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 되자”고 제안하고 있다. 지구적 기후변화라는 주제에 비해 너무 소박한 대안일 수 있겠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가장 현실적인 실천일 수 있다.
기후변화는 곧 먹거리의 위기와 직결된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에서 보았듯이 온난화로 인해 밀어닥칠 갖가지 재앙적인 환경위기들은 식량부족으로 연결된다. 우리나라처럼 식량자급도가 23%대에 머무르는 경우엔 그 심각성이 더더욱 끔찍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이 막대한 국내 농업보조금을 지원하면서까지 주곡인 밀의 국내 자급도를 200~400%까지 유지해온 데는 이유가 있다. 평상시의 곡물가격은 국제 곡물가에 준하겠지만 비상상황에서 곡물은 값을 따질 수 없는 전략물자가 된다는 사실을 과거 전쟁을 통해 뼈아프게 체득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수십억을 호가하는 고급아파트가 기후변화의 사태에서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화려한 고가의 보석이 주린 배를 채워주겠는가?
텃밭은 최소한의 먹거리 공급처 역할을 하겠지만 이에 그치지 않는다. 농사일을 통해 농업의 소중한 가치를 체득하고 또한 자연과 교감하면서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안정감, 수확물을 이웃과 나눔으로써 함양되는 공동체의식 등… 텃밭농사는 또한 텃밭에서 자급하지 못한 여타 농축산물의 생산자와 유통체계에까지 관심범위를 확대시켜준다. 입으로 들어와 내 몸의 일부가 되는 존재이기에 존중감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고, 독성 화학물질 사용여부에 민감성을 높이게 된다.
최근 청정한 공기로 자부심을 갖던 농촌지역에도 미세먼지는 예외 없이 날아들고 있어서 그 심각성과 저감대책에 온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화력, 원자력 발전소의 문을 닫게 하거나 굴뚝산업을 폐기하는 것은 단기간에 가능치도 않고 또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또한 개인이라 하여도 과감히 운전대를 놓거나 혹은 값비싼 전기차로 대체하거나 가정용 전기와 보일러를 고비용이 들어가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바로 전환할 수도 없다.
결국 가장 저비용으로 빠르고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은 개인이 자신의 텃밭을 갖거나,  텃밭을 일굴만한 땅이 없다면 현재의 농민들에게 자신들의 텃밭을 맡기면 될 일이다. 기왕이면 맛있고 독한 농약을 치지 않는 건강한 먹거리로 생산해 줄 것을 당부하면서 말이다.

※위 글은 녹색평론 163호, 167호 등을 참고하였고, 친환경학교급식 관련 학교 영양사들과 출하농가들이 참여한 지난달 25일 연찬회에서 강의안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이선형 (순창친환경연합영농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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