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지 않은, 오고 싶은 ‘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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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지 않은, 오고 싶은 ‘순창’
  • 김상진 기자
  • 승인 2019.10.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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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으로 귀촌해 얼마 안 되었을 때, 읍내 햄버거 가게 <맘스터치>에서 잠시 일했다. 연말(12월)에 문을 연 가게는 많은 손님들로 붐볐고 그만큼 직원도 많았다. 졸업을 앞둔 고3 학생이 많았다. 한참 어린 동생들은 대부분 졸업하면 순창을 떠나 대학에 간다고 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순창을 떠난다는 사실에 기대하고 선망하는 듯 보였다.
어느 날 가게에 앉아 있을 때 옆자리의 내 또래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빨리 순창을 떠나고 싶다’, ‘여기서 할 게 없어 뭘 하려면 일단 순창을 떠나야 돼’ 등 자조적인 대화를.
순창군은 지방소멸 위기지역이다. 우리 군뿐만 아니라 상당한 농촌이 같은 상황이다. 올해 수도권 인구는 전 국민의 50%에 달한다고 한다. 좋은 생활기반과 직장 등이 수도권에 있어서 인구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소멸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젊은 인구가 유입되어야 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젊은 인구가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
왜 농촌에서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일까?
첫 번째, 조금 더 큰물에서 헤엄치기 위해서 나간다고 생각한다. 목적을 가지고 꿈을 좇아 도시로 나가는 건 바람직한 결정이니 어쩔 수 없다. 
두 번째 경제적 여건이다. 3만이 안 되는 인구와 움직이는 돈의 크기는 도시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하지만 순창에 와보니 도시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순창에서 생산되는 과실, 장류를 활용한 상품개발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해 성공을 낙관하기 힘든 시장)으로 가득한 도시에 비해 개발되지 않은 상품적 가치는 푸른 바다와 같다. 타지 사업가 혹은 군내 누군가가 이것을 알아보고 투자하면 좋겠지만, 농촌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투자를 할 사람은 찾기 힘들다.
군은 빵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군내 업체가 수출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한다. 이런 일들로 지역주민이 성공사례를 남기면 인구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세 번째는 편견이다. 서울에서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들어가 많은 돈을 벌고 사는 것만이 행복하다고 우리 아이들에게 주입시켜서는 안 된다. 도시, 농촌을 떠나 어떤 장소에서든 성공할 수 있고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편견에 물들지 않은 아이들도 순창을 떠날 수는 있지만 순창에 큰 씨앗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중ㆍ고등학생들과 영화를 제작한 여균동 감독과의 인터뷰 때 이야기가 떠오른다. 당시 여 감독은 “끼 넘치고 재능 있는 아이들이 이곳에서 배움을 얻어 큰물에서 놀다 연어처럼 순창에 돌아오면 나는 이곳에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금산여관 두 호스트와의 인터뷰 때 이야기도 떠오른다. 순창에 자리잡은 그들은 “화려하고 바쁜 도시보다 내 삶을 살 수 있고 천천히 인생을 음미할 수 있는 이곳이 좋다”고 말했다.
자신의 가치를 따라 스스로 순창에 온 그들처럼 아이들도 자신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다. 돈과 명예를 거머쥐는 것이 성공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아닌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 군에 많아진다면 순창을 구원할 씨앗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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