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간 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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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민간 체육회장
  • 강성일 전 순창읍장
  • 승인 2019.10.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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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일(금과 전원) 전 순창읍장

내년부터 시장, 군수가 맡았던 시ㆍ군 체육회장이 민간에서 선출하게 바뀌면서 관련 보도가 몇 차례 나오니 군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지인이 여론을 물어왔다. 나는 금과에 살지만 읍에는 가끔 나가고 만나는 사람도 적어 시중 소식에 어두운 편이다.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퍼즐 맞추는 식으로 말했다. 오히려 그가 여러 가지를 말했다. 출마 예상자, 체육회장의 권한, 예산 등등. 내 상식으로 보면 과장, 왜곡된 게 많았지만 체육회에 대해 정확히 모르니 듣기만 했다. 그러나 예산에 대해서는 내 생각을 말했다. 그 사람 말로는 체육회 예산이 꽤 되는데 민간 체육회장이 전권을 행사할 거니 영향력과 융통성이 많다는 거다. 예산 업무를 맡아본 경험이 있어 말했다. 체육회는 군에서 보조를 받는 단체라 규정을 지켜야 한다. 보조금은 목적과 회계 절차에 따라 집행하고 감사도 받는다. 잘못된 게 있으면 회수나 변상 등의 조치를 한다. 만약 법을 위반했다면 형사 처벌될 수도 있다. 또 예산은 의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여론에 민감하다고 말해줬다. 반신반의 하는 것 같았다. 원칙은 그럴지라도 다 방법이 있지 않느냐는 식이었다.
시중 여론은 대부분 과장되고 부풀려지지만 현실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내가 염려되는 건 체육회장 선거다. 민주주의 꽃이라는 선거는 긍정과 부정, 빛과 그림자의 양면이 있다. 투표권자가 적은 선거는 사전 조정을 거쳐 경쟁을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선거를 치르면 후유증이 심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를 보더라도 불화와 반목의 시작은 대부분 선거 때문이다. 읍장으로 일할 때였다. 한해에 몇 차례는 마을에 가서 주민들과 대화시간을 갖는다. 마을에서 원하는 사업도 알아보고 군에서 하는 일도 이야기 한다. 일부 마을은 이장과 주민간 사이가 냉랭한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장 선거 때문이다. 다른 후보 편에 섰던 사람은 한쪽에 앉아 고개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어느 마을에서였다. 회의가 끝나자 할머니 한분이 이장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자신의 요구사항을 말했다. “회의 때 말씀 하시지 그랬어요” 했더니 이장 선거 때 자기 안 찍었다고 노골적으로 퉁을 줘서 말을 못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금과면 아미 마을에서 이장을 두 번 선출했다. 개발위원장을 맡고 있어 이장 선거에 역할이 있었다. 어떤 경우든 선거는 피한다는 마음을 가졌다. 여러 후보가 나오면 마을 운영위원회에서 중재를 하여 한명을 선임하려 했다. 그래서 이장에 뜻이 있는 사람은 선거 보름 전까지 본인이 신청하거나 주변에서 추천토록 했다. 두 번 다 경쟁은 피했다. 최종 후보 한명에 대해서 찬반 투표는 한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전국 각지에서 온 47가구가 살고 있지만 서로 편하게 지내고 있다. 나는 투표권자가 적은 선거는 사전 조정을 해서 단일 후보가 되는 게 좋다고 본다.
군 체육회장 선거도 투표권을 가질 수 있는 대의원이 50명 정도라 알고 있다. 이 정도 숫자면 지지자를 거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후유증이 예상 된다. 체육회 임원이나 대의원은 지역에서 다 한 역할 하는 사람들이고 개성도 영향력도 있다. 이들이 선거로 나눠져서 고을에 좋을 게 없을 거다.
선거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 잘못되면 분열과 대립으로 이어진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고 이기적이기 때문에 선거를 치르면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생명체에게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부작용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 할 거다. 사전에 조율할 수 있으면 하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
순창은 고추장 고을이다! 고추장은 조금만 들어가도 전체 맛을 좌우하는 강력함이 있다. 체육회 관계자들의 삶의 이력이나 경력을 보면 고추장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가 고추장 비빔밥처럼 잘 어우러져 고을에 좋은 기운이 전파되길 바란다. 콩 심어야 콩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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