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우리역사(2) 고조선의 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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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역사(2) 고조선의 멸망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19.11.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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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와《삼국유사》이전의 우리 역사서는 전하지 않는다. 때문에 고조선을 비롯한 한국 상고사(上古史)를 알기 위해서는 중국 문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중국 문헌에 기록된 고조선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나라 유향(劉向)이 편찬한 <전국책(戰國策)>에 전국시대 합종설을 주장한 유명한 유세객 소진(蘇秦)이 조선(고조선)을 언급한다. 소진이 합종을 도모하려고 북으로 유세를 떠나 연나라 문후에게 아뢰길, “연(燕)나라 동쪽에는 조선 요동이 있고, 북쪽에는 임호 누번이 있으며, 서쪽에는 운중 구원이 있고, 남쪽에는 호타 이수가 있습니다.”
《삼국지》<위서>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도 있다. “전국시대 연나라 소왕(燕王)은 진개(秦開)를 파견하여 조선의 서쪽을 공격하도록 했다. 진개는 2000리에 이르는 조선 땅을 빼앗았다. 이후 조선과 연나라는 만번한(해성현, 오늘날의 요녕성)을 경계로 삼았다. 이 일로 인하여 조선은 이전에 비해 크게 쇠약해졌다.” 중국 문헌에 기록된 이런 내용들로 보아 고조선은 요동지역을 중심으로 존재했으며, 전국시대 7웅의 하나였던 연나라 못지않은 군사적 강국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나라의 침공과 1년 전쟁 끝 멸망
 
고조선은 말기(위만조선)인 서기전(B.C, 기원전) 2세기 무렵, 한(漢)나라와 진국(辰國, 삼한 이전에  한반도 중남부지역에 존재한 초기국가연합체)의 직접교역을 방해하며 중계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었다.
이에 한(漢)나라 7대 황제 무제는 서기전 109년 사신 섭하가 고조선 군에 살해된 것을 빌미로 대대적으로 고조선을 침공했다. 한나라는 육군과 수군으로 나뉘어, 육군 5만은 좌장군 순체(荀彘)가 이끌었고, 수군 7000은 누선장군 양복(楊僕)이 이끌고 발해만을 거쳐 고조선 수도 왕검성(왕험성)으로 향했다.
고조선은 우거왕의 지휘 아래 한나라 육군을 격파하고 발해만을 거쳐 왕검성을 포위한 수군도 무찔렀다. 그리고 순체의 육군도 패수에서 저지했다. 이러한 기세에 당황한 한무제는 위산(衛山)을 우거왕에게 보내 협상을 진행하려고 했다. 우거왕도 태자를 보내 협상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협상은 결렬되고 전쟁이 재개되었다.

고조선의 내분과 5적

이때 왕검성 안에서 주화파와 강경파로 나뉘며 내분이 일어난다.《사기》<조선열전>에 전쟁에 지친 조선의 한음(韓陰)ㆍ왕겹(王唊, 왕협)ㆍ노인(路人) 등은 한나라로 도망갔고, 참(參)이 우거왕을 살해했다. 끝까지 저항하던 성기(成己)마저 살해되자 왕검성이 함락되었다고 기록한다. 서기전 108년 고조선은 그렇게 멸망하게 된다.
전쟁이 끝나자 한나라에 항복했던 조선의 지배층은 모두 제후에 봉해졌다.《사기》<조선열전>에, ‘조선이 평정되자 4개의 군을 만들었다. 우거왕을 살해한 참을 봉하여 홰청후(澅清侯)로 삼았고, 한음을 추저후(萩苴侯)로, 왕겹을 평주후(平州侯)로, 우거의 아들 장강을 기후(㡬侯)로, 노인(路人)의 아들 최는 온양후(温陽侯)로 삼았다’고 기록돼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우거왕을 살해한 조선인들로 구한말의 을사오적과 같은 고조선의 5적(敵)이다.
그런데 특기할 만한 사실은 전쟁에 참여했던 한나라 장군들은 모두 처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좌장군 순체는 참형을 당한 후 그 시신마저 저잣거리에 버려지는 신세가 되었으며, 누선장군 양복은 많은 돈을 바치고서야 겨우 목숨만 건진 채 서인(庶人)으로 전락했다. 위산과 공손수는 이미 참형에 처해진 뒤였다.
전쟁에서 패배한 고조선의 지배층은 모두 제후로 봉해졌는데, 승리한 한나라의 장수들은 모두 처벌을 받았다는 사실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한나라가 압도적 실력으로 전쟁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 고조선의 지배층이 분열해서 항복하는 바람에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명목상의 승리였기 때문에 한나라는 고조선의 영토 전부를 지배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나라는 고조선의 항신(항복한 신하)들을 제후로 임명하여 조선의 나머지 세력들을 회유하려고 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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