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ㆍ사진 : 노신민 구림작은도서관 운영자
11월 9일 토요일 오후, 1365 자원봉사포털에 올려진 구림작은도서관 이야기를 보고 자원봉사 형(오빠)들이 왔습니다. 현관을 들어서는 커다란 체격에 잠시 말문이 막히기도 했지만, 대화하며 미소를 보니 중학생의 순진함이 있습니다. 열심히 높은 서고의 먼지와 책 사이사이를 닦더니 잠시 밖에 나가서 옷의 먼지를 털고 오겠답니다. (그 정도로 먼지가 많았을까…) 자기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살짝 미소가 번졌습니다.
들어온 아이들은 책의 번호를 열심히 맞추고 마ㆍ지ㆍ막 1권의 책 읽기를 하며 쉬려고 합니다. 그런데 도서관 아이들이 하나 둘 형(오빠)들 주위에 몰려들더니 웅성웅성 하하 호호 깔깔 … 시끌시끌해집니다. 붙임성 좋은 한 아이는 어느새 몇 년을 아는 사이처럼 어깨동무하고 몸으로 말을 합니다.
중학생 형들과 1문1답을 나누며 궁금한 이야기들을 풀었습니다. 구림에만 갇혀 사는 아이들은 읍내 학교생활이 궁금하고 중학교 이야기도 궁금했습니다. 동생들에게 형으로서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부탁하니 ‘너무 공부만 하지 말고 친구들도 잘 사귀라’고 조언합니다. 그 말에 ‘에이, 공부 못하는 구나’ 동생들이 반격하자, 친절한 형은 ‘나는 공부 잘해, 그렇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거야’라며 자신의 이야기도 풀어줍니다.
한참을 부대낀 형들에게 도서관 봉사활동 소감을 물었습니다. 여재구(순창중 3년) 학생은 책정리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아이들과 놀 수 있어서 재미있었답니다. 장문범(순창북중 3년) 학생은 작은도서관에 책 종류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고 사서선생님이 친절해서 좋았다. 또 아이들을 위해 운영이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보기 좋았다고 합니다.
형들과의 시간이 너무 좋았던 한 아이는, 배웅하며 어깨동무했던 형의 핸드폰번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행복해합니다. “앗싸, 나도 아는 형이 생겼다~!” 그 형이 운영자의 부탁을 기억하여 멋진 멘토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