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90)/ ‘꼰대’의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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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90)/ ‘꼰대’의 말투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9.11.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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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영국 BBC에 ‘꼰대’ 등장
갑질, 재벌 이번엔 ‘꼰대’
“내가 누군지 알아?”, “어딜 감히”, “왕년에 내가”

“네, 다음 꼰대!"
유행어 ‘꼰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독자라면 예문의 의미를 대충 알아챘을 것이다.
자신보다 나이어린 누군가가 “네, 다음 꼰대"라는 말을 한다면 ‘꼰대의 말은 듣기 싫으니 조용히 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대갈등의 상징어가 돼버린 ‘꼰대’, 누구나 하기도 싫고 듣기는 더더욱 싫은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꼰대’들로 넘쳐나는 사회라니, 슬픈 현실이다.
지난 9월 영국의 공영방송 비비시(BBC)에서는 직장 내, 세대 차이를 상징하는 단어인 ‘꼰대(KKONDAE)’를 오늘의 단어로 선정했다. ‘갑질’, ‘재벌’에 이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는 단어가 그대로 외국에 소개된 것이다.
단어와 함께 제시한 뜻풀이도 주목할 만하다. ‘무조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는 풀이는 현재 우리가 쓰는 ‘꼰대’라는 말의 맥락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 사전에서는 ‘꼰대’를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이나 ‘아버지’를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는데, 여기서의 ‘늙은이’나 ‘선생님’, ‘아버지’ 뿐만 아니라 더 확장된 의미로 쓰이고 있는 요즘, ‘꼰대’의 맥락까지 잘 파악하여 이해하기 쉽게 써 놓은 셈이다.
“내가 누군지 알아?”, “어딜 감히”, “너 몇 살이야?”, “뭘 안다고”, “왕년에 내가”, “어디서 말대꾸야” 꼰대들의 대표적 말투란다.
다음은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꼰대’ 관련 설문조사 결과다. 1위는 답정너 스타일 “내말대로 해” 여기서 ‘답정너’는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를 뜻하는 은어다. 2위는 상명하복 사고방식 “까라면 까”, 3위는 전지전능 스타일 “내가 해봐서 아는데…”, 4위는 무배려, 무매너 스타일 “네가 이해해라”, 5위는 분노조절장애 스타일 “너 미쳤어? 제정신이야?” 앞서 소개한 ‘꼰대’들의 말투와 엇비슷한 느낌이다.
‘꼰대’가 즐겨 쓰는 표현들의 특징을 잘 살펴보면, 중요한 무언가가 결여됐음을 눈치 챌 수 있다. 한마디로 ‘꼰대’는 ‘말을 잘못한다는 사람’이 아닐까!
첫째, 가장 좋은 말을 하라. 둘째, 진리에 맞는 말을 하라. 셋째, 남의 감정을 상하는 말을 하지 마라. 넷째, 진실을 말하라.
2500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은 ‘말을 잘하는 비결’에 대한 제자의 물음에 이처럼 답했다고 한다. 자비롭게, 지혜롭게, 예의를 다하여, 거짓 없이 의롭게 말하려 애쓰는 사람이 결코 ‘꼰대’일리는 없다. 말이 곧 인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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