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원 씨, 일흔 넷에 '나의 별난 삶'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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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원 씨, 일흔 넷에 '나의 별난 삶' 발간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9.11.21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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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으로 눌러 쓴 인생사, 자작시 등 50여 편 담아
“가슴 뭉클…나도 책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싶다”
▲손을 꼭 잡은 정동원ㆍ신기순 부부가 적성 대산마을 정자에 앉아서 환하게 웃고 있다. 서로 손을 잡고 살아온 세월이 (나의 별난 삶) 책에 담겨 있다.
▲손을 꼭 잡은 정동원ㆍ신기순 부부가 적성 대산마을 정자에 앉아서 환하게 웃고 있다. 서로 손을 잡고 살아온 세월이 <나의 별난 삶> 책에 담겨 있다.

 

“책은 사람이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나의 삶은 세상에 내놓고 기록할 만한 삶은 아니지만 세상에 태어나 무슨 삶을 살다 갔다는 흔적이라도 남겨두고자 살아온 삶을 두서없지만 간단하게 기록해본다.”
대심(大心) 정동원(74ㆍ정동훈) 씨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쓴 글들을 엮어 <나의 별난 삶> 을 펴냈다. 한 글자씩 볼펜으로 꾹꾹 눌러 쓴 그의 글은 ‘도서출판 열린창’이 편집하여 자서전으로 발간됐다.
정동원 씨는 “살아온 지난날들 생각해보면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 감회가 깊다. 인생은 한 번 왔다 한 번 가면 다시는 올 수 없다. 살아생전 삶을 책으로 만들어두고 싶었다”면서 “나의 삶은 가난한 삶이었다. 정신, 마음의 병 극복하려고 많은 책을 읽었다. 시와 글을 쓰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몸 건강에 도움이 된 것도 같다. 책을 보니 가슴 뭉클하고 마음이 기뻤다. 나도 책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 신기순 씨도 “책이 아주 잘 나왔다”며 기뻐했다.

 

이 책에는 ‘나의 별난 삶’, ‘열린순창신문에 기고한 글’, ‘시’, ‘부록’, ‘육필 원고’ 순으로 132쪽에 수필 21편, 시 29편 등이 담겼다. 정 씨가 시간 날 때마다 써온 연습장 한 권이 책으로 나온 것. 육필 원고를 살펴보면 틀린 글자도 많고 문맥이 자연스럽지 않지만, 꾸밈없이 수수하다. 편집자는 이 육필 원고를 사진 찍어 책에 싣자고 제안했고 작가도 동의하여 책 뒷부분에 실었다.
정 씨는 출생부터 어린 시절, 서울 생활, 귀향 생활 등을 일기처럼 썼다. 마음의 병을 앓다가 회복한 경험도 가감 없이 담았다. <열린순창>에 기고했던 글도 실었다. ‘산자수려하고 인정 많은 적성 대산마을’, ‘묘소 형국 혈 이야기’, ‘단오날 두룡정 약수터 이야기’, ‘감명 받았던 어초정 내력을 생각하며’, ‘정홍순 대감의 갈모 일화’ 등 수필과 ‘외로운 겨울 논’, ‘지게에 짐 지고’, ‘닭장’, ‘옥상에 올라’ 등 신문에 게재된 시와 꾸준히 쓴 자작시 가운데 19편을 선별하여 실었다. 모두 그가 보고 느낀 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정동원 씨가 연습장에 썼던 육필 원고. <나의 별난 삶> 뒷부분에 실었다.

 

만나자고 전화번호 준 사람 / 하루 이틀 미루다 세월 흘러 찾아가보니 / 그 사람 이 세상 떠나고 없네 / 많은 후회해도 소용 없네
 (시 ‘만나자고 전화번호 준 사람’)
옛날은 대부분 보리밥만 먹었다 / 연세든 분들 계신 집에서는 / 어렵게 쌀을 조금 저장해두었다 / 밥 할 때 조금씩 쌀을 넣어 밥을 한다 / 어르신 쌀 보리밥 섞어 차려 주시고 / 식구들은 보리밥만 먹는다 / 옛날은 보리밥 보면 질렸는데 / 지금은 쌀밥 원 없이 먹는다 / 건강을 위해 지금은 보리밥 먹는다 / 보리밥 전문 식당이 많이 있다’
 (시 ‘보리밥’)

지게에 짐을 지고 / 목적지까지 가려면 / 몇 차례 쉬어가야 / 도달할 수 있네 / 땀 흘리고 고생하여 목적지에 도착하면 / 마음 기쁘고 / 고생했던 순간들이 / 보람으로 느끼네 // 인생 삶도 / 지게로 짐 지는 것과 같네
(시 ‘지게에 짐 지고’)

▲대산마을 화전놀이.

 

앨범에 꽂아 고이 간직해 온 흑백사진들도 책에 담겼다. 가족사진, 결혼사진, 적성 대산마을 주민들의 화전놀이, 신창휘 씨 집에서 춤추는 어머니 모습, 손녀 은선이가 써준 편지까지 글 사이사이를 장식했다.
독자들을 위한 간단한 정보도 실었다. 농사변천사, 아름답게 늙는 지혜, 치매 예방, 건강, 알아두면 좋은 지식 등을 부록으로 엮었다.
아내와 농사지으며 작은 종이에 글 쓰는 낙으로 살아가는 정동원 씨의 자서전 <나의 별난 삶>. 책값은 만원이지만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그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싶다면 전화 010-8229-2166(정동원)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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