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아기와 엄마가 함께 성장하는 ‘해피니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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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아기와 엄마가 함께 성장하는 ‘해피니스센터’
  • 김수현 기자
  • 승인 2019.11.29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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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배려, 원활한 소통, 다양한 강습에 ‘만족’
대중교통 불편, 주차장ㆍ어린이 수용 공간 ‘부족’
유모차 통행 불편 해소 … 보도 정비, 횡단보도 설치
면 주민위해 임순여객 배차ㆍ천원택시 적용 검토해야
▲맘스앤베이비 요리교실에서 이유식을 만들고 있는 참여자들.

 

▲신선한 재료와 친환경 용기가 준비됐다.
▲아기 위생을 고려해 배치된 유모차 소독기.

 

지난 14일 오전, 아기를 업거나 유모차에 태운 주민들이 하나둘 해피니스센터로 들어선다. 입구에 설치한 유모차 소독기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에 대한 세심한 배려다. 소독기뿐 아니다. 센터 벽면은 아기 얼굴 사진으로 화사하다. 모두 순창 아기들이다.
센터에 들어서면 수전 공간과 꽤 널찍한 아기 놀이 공간이 있다. 수전 공간에서는 이유식을 데워 먹일 수 있고, 간단하게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다.
“임산부인 엄마들이 많이 오셔서 커피가 몸에 좋지 않을까 해서 고민했는데, 엄마들의 쉼을 응원하기 위해 커피기계를 갖다 놨어요.”
건식 족욕기도 사랑 받는다. 건식 족욕기를 이용하는 최현정(순창읍 남계리) 씨는 “오늘 이유식 만들기를 한다고 해서 왔다. 아이 키우는 데 주변의 조언을 들을 수 있고 계속 새로운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 조금 일찍 와서 이렇게 쉬면서 아기 키우면서 쌓인 피로를 푼다”라고 했다.
크고 작은 장난감과 함께 간단한 몸 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 공간에는 아기들이 누워 자기도 하고, 장난감을 찾아 기어 다닌다. 집에서보다 한결 순한 아기들을 눈으로 살피며 이용자들은 한껏 마음과 정보를 나눈다.
오늘 이유식 만들기 수업에 참여하는 친구의 아기를 돌보기도 한다. 아기는 다른 엄마 품에 안겨 잘 논다.
“가까이 살아서 친해요. 여기서 같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아기들을 서로 봐주죠.” 오윤선(순창읍 교성) 씨가 느지막이 커피를 사와 합류한다.
서민희(순창읍 양지길) 씨는 “밖에서는 아기들 데리고 차 한 잔 마시기 힘들어요. 눈치 보이기도 하고, 아기들이 있을 공간이 없죠. 여기 오면, 마음 편히 차를 마실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여기 오면 아기도 엄마도 숨통이 트인다”고 했다.
그동안 아기들을 안고 업고, 유모차를 끌고 차 한 잔 마시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을 이용자들의 이야기는 가볍지 않다. ‘행복누리센터’ 안에 자리 잡은 해피니스센타는 저출산 극복과 건강한 모성보호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시작했다.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센터 구석구석을 꾸미고,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한 임신, 출산 건강요가 교실을 8월부터 11월까지 10회 진행했다. 아이 맞춤형 오감놀이 코칭프로그램은 5~9개월 대상과 10~16개월 대상으로 나누어 매주 월요일, 20회 운영했다. 건강한 출산, 행복한 육아를 위한 ‘맘스앤베이비 요리교실’에서는 샌드위치 수제 청귤차, 생과일 아기젤리, 완료식 이유식 등의 요리법을 배웠다. 22일에는 주먹밥과 수제 매실차, 29일에는 아기 과일 와플과 수제 자몽차를 만든다. 때때로 나눔 장터도 열린다.
해피니스센터 서비스는 모성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보호의 신호다. 이용자들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참여한다.
“센터 내에서는 소통이 잘 돼요. 센터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고 반영해요. 엄마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아기도 봐주시고요.”
문제는 센터 밖이다. 놀이방에 모인 이용자들은 “주차 공간이 없어요. 오늘도 길옆에다 차를 두고 왔어요.”
“센타 앞에 건널목이 없어요. 유모차 밀고 길을 건너려면 마음이 조마조마해요. 유모차 밀며 뛰어요.”
“읍에서 센터까지 유모차 밀고 걸어오기 좋은 거린데요. 인도 노면이 고르지 않아서 유모차가 심하게 덜컹거리거든요. 할 수 없이 차를 타게 됩니다.”
“순창에 산부인과나 소아과가 없는 게 아쉬워요.”
“면에 사는 아기 엄마들은 잘 오지 못해요. 교통편이 없으니까요. 버스 시간이 마련(조정)되면 좋겠어요. 아니면 임산부도 천원 택시를 탈 수 있으면 어떨까요?”
“센터 안에 조금 큰 애들(3~7세)이 있을 공간이 없어요. 작더라도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주말에 이용하고 싶은데 문을 닫아요.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이용할 수가 없어요. 주말에 아기들과 갈 데가 없거든요.”
이유식 만들기 프로그램을 마친 시간. 요리(푸드테라피)강사 서은빈 씨는 “순창 해피니스센터는 다른 어떤 곳보다 임산부와 엄마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프로그램 기획을 열심히 한다. 강사인 나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업을 마치고 친환경 용기에 이유식을 담은 권지현(순창읍 금산로) 씨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배우고 아기를 위해 넉넉하게 담아간다”면서 “집에만 있으면 육아 전쟁이다. 남성들과 사회가 함께 육아를 나눌 수 있도록 센터가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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