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이야기① - 건국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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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이야기① - 건국신화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19.11.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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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우리역사(3)

부여(夫餘)는 고조선이 멸망하기 전인 기원전 2∼3세기경 건국해 서기 494년까지 700여 년 동안 북만주 일대에 있었던 나라다. 고조선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 역사에 등장한 나라로, 고조선과 함께 한국 고대국가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고구려ㆍ백제ㆍ발해는 모두 부여의 후손임을 자처하며 자랑스러워했다. 옥저ㆍ동예도 부여에서 나왔고, 신라와 가야문화에서도 부여의 영향이 확인되었다.

부여 건국신화
다음은 한(漢)나라 왕충이 쓴 《논형》<길험>편에 나와 있는 부여 건국신화다.
- 옛날 북방에 ‘탁리국(橐離國, 고리국이라고도 함)’이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 왕의 시녀가 임신했다. 왕이 그녀를 죽이려 하자, 시녀는 “달걀만 한 크기의 기운이 제게 떨어져 임신했습니다”라고 했다. 그 뒤에 아들을 낳았다. 왕이 그 아이를 돼지우리에 버리자 돼지가 입김을 불어 주어 죽지 않았고, 마구간에 옮겨 놓았더니 말도 입김을 불어 주어 죽지 않았다. 왕은 아이가 천제의 아들일 것으로 생각해 그 어머니에게 거둬 기르게 하고는 이름을 동명(東明)이라 하고 말을 기르게 했다. 동명이 활을 잘 쏘자, 왕은 자기 나라를 빼앗길까 두려워 죽이려고 했다. 이에 동명이 달아나 남쪽의 엄호수(송화강)에 이르러 활로 물을 치니 물고기와 자라가 떠올라 다리를 만들어 주었다. 동명이 물을 건넌 뒤 물고기와 자라가 흩어져 버려 추격하던 군사는 건너지 못했다. 동명은 부여 지역에 도읍하고 왕이 되었다.

알에서 태어난 것, 활을 잘 쏜 것, 남쪽으로 도망쳐 나라를 세운 것까지 거의 비슷한 부여와 고구려의 건국신화! 고구려는 부여에서 갈라져 나온 사람들이 세운 나라였는데, 나중에는 부여를 통합한 동북아를 주도하는 강국이 되었다. 그러면서 동명을 주인공으로 한 부여의 건국신화는 어느 틈엔가 주몽을 주인공으로 하는 고구려의 건국신화로 바뀌었다. 지금껏 우리는 드라마나 소설을 통해 주몽과 동명왕(동명성왕)을 동일인으로 생각해 왔다. 《삼국사기》도 고구려를 세운 주몽을 ‘동명성왕(東明聖王)’이라 칭하고 있다. 하지만 《논형》ㆍ《위략》ㆍ《후한서》등 중국의 고대 역사서는 동명왕(東明王)을 고구려가 아닌 부여의 건국 시조로 기록하고 있다.
부여 건국신화를 보면 부여의 건국세력은 북쪽에서 송화강 유역으로 남하한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 색리국 출신인 동명 집단이 그곳에서 세력 간 갈등을 겪다가 송화강 쪽으로 남하하여 정착하면서 그곳에 있던 예족(濊族)들을 중심으로 부여를 건국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여와 해모수ㆍ해부루ㆍ금와
다음은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와 《삼국유사》 <동부여편>에 실린 이야기다.
- 부여왕 해부루(解夫婁)가 늙도록 아들이 없으므로 산천에 기도하여 아들 낳기를 바랐다. 어느 날 곤연이라는 연못에 이르렀는데 그가 탄 말이 큰 돌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왕이 이상스럽게 생각하고 사람을 시켜 그 돌을 굴리니 웬 금빛 개구리 모양과 같은 어린아이가 있었다. 왕이 기뻐서 말하기를 “이것은 바로 하늘이 나에게 주신 아들이구나!”하고 거두어 기르고 이름을 금와(金蛙)라고 했다. 그가 장성하게 되자 태자로 삼았다.
어느 날 아란불(阿蘭弗)이란 신하가 왕에게 아뢰길 “어느 날 하느님이 제게 내려와 이르되 ‘장차 나의 자손이 여기에 나라를 세우려 하니 너희는 여기서 피하라! 동쪽 바닷가에 가섭원(迦葉原)이라는 곳이 있는데, 땅이 기름져서 오곡을 재배하기에 적합하니 도읍을 정할 만 하다’고 했습니다.” 이에 해부루는 가섭원 지역으로 도읍을 옮기게 하고 나라 이름을 동부여(東扶餘)라 했다. 옛 도읍에는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자신을 천제의 아들 해모수(解慕漱)라고 자칭하면서 거기에 와서 도읍을 정했다. 해부루가 죽은 후 금와가 왕위를 이었다.
부여왕조의 변화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그러나 부여의 역사가 짧지 않으므로, 그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겪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부여가 기록에 따라 부여, 북부여, 동부여 등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도 그 역사가 단순하게 전개된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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