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밭매우마을, “회관에서 함께 밥 먹으니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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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밭매우마을, “회관에서 함께 밥 먹으니 참 좋아”
  • 김상진 기자
  • 승인 2019.12.16 17: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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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회장이 준비한 소박하지만 수북한 점심
“밥도 주고 에어컨ㆍ온방까지 좋은 세상이야”
▲추운 날씨에도 흔쾌히 사진 촬영에 협조해 준 밭매우 주민들.

점심시간, 금과 밭매우 마을회관에는 함께 식사하기 위해 주민들이 모여든다. 부녀회장이 식사를 준비하고, 주민들은 수저를 놓고, 금방 지은 뜨거운 김이 나는 밥을 밥그릇에 담아 식탁 위에 올린다. 차가운 날씨에 생각나는 뜨거운 미역국과 겉절이, 무생채, 김과 간장까지 소박하지만 소복해 ‘밥 한 끼 잘 먹었다’고 얘기할 수 있는 식탁에 앉은 주민 10여명이 함께 숟가락을 든다.
금과면사무소 인근 밭매우 마을은 36세대 74명(11월 25일 기준)이 살고 있다.
한 주민은 “옛날이야 북적북적하고 마을회관이 좁았지. 지금은 대부분 떠나 주민이 많이 줄었어”라며 “건강할 때는 마을 사람들 함께 여행도 자주 다녔는데, 지금은 다들 몸이 불편해서 어디 가기 힘들어”라며 젊고 사람 많았던 시절을 회상했다.

▲밭매우 마을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먹은 점심 반찬.
▲밭매우 마을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먹은 점심 반찬.

김분내(80) 씨는 “우리는 단합도 잘되고 분위기도 좋아. 함께 밥 먹고 커피까지 마셔.”
마을회관 공동식사는 바쁜 농사철을 마친 겨울에 한다. 난양임(88) 씨는 “나라에서 밥도 주고 더우면 시원한 에어컨 틀어주고 추우면 뜨끈하게 해주고 얼마나 편하고 좋아? 옛날에는 상상도 못 했지, 우리는 만족해. 사람들이 나이가 많아서 힘든 일은 이제 못하고, 열심히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 놀다 가는 거지 뭐.”
식사를 마친 주민들은 고생한 부녀회장에게 미안해 서로 설거지를 하겠다고 나서지만, 부녀회장이 부드럽게 거절하자, 커피믹스를 타서 서로 권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아차, 부녀회장님 이름도 아직 묻지 못했는데 무슨 일이 바쁘신지 이미 가고 없다.
볼일 있거나, 자기 집에 가서 쉴 주민은 먼저 가고, 여유작작한 주민은 따뜻한 방에 누워 ‘허리를 지지며’ 잠을 청하거나, 한쪽에 모여 화투를 친다.
김분내 씨는 “심심하니까 재미 삼아 짝 맞추기를 하는 거지. 가까이 모여 앉아서 얘기도 하고, 화투 치며 즐기고, 하다 피곤하면 그냥 누워서 자기도 하고 마을회관에 함께 있으면 즐거워.”

▲10원짜리 화투놀이를 즐기는 어르신들.
▲10원짜리 화투놀이를 즐기는 어르신들.

화투 첫판은 ‘밭매우마을 젊은 피’ 신다순(68)씨가 점수를 내 가져갔다. 신 씨는 “평소에는 판판이 졌는데, 젊은 기자가 왔다구 잘 붙는 거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주민들은 마을회관이 집이나 다름없단다. 자기 집이나 다름없는 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가족이라고 얘기하는 듯했다.
불쑥 찾아가 취재하는 기자에게 흔쾌히 응해주시고, 따뜻한 밥까지 차려주며 ‘우리 마을 찾아와서 고맙다’는 할머니ㆍ할아버지 주민들의 점심시간을 지켜보며, 사람 사는 인정과 어른들의 인자함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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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a 2020-01-01 15:00:33
따뜻한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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