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성공하는 길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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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성공하는 길 찾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9.12.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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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공기에 누린내가 섞여 썩 개운치 않다. 엊그제부터 군청 들머리에는 ‘인계노동악취대책위’ 참여 주민들이 차가운 바람을 견디며 1인시위를 하고 있어 보기 민망하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곧 30년인데 주민과 행정의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군수의 정치적 견제자는 의회지만 군수의 적은 행정 내부와 군수 좌우에 있다”라고 지적하면 군수도 공무원도 지지자도 듣기 싫은 말인가?
요즘 인계노동 악취 해결을 촉구하는 대책위와 행정, 의회의 대응을 보며, ‘피아’가 선명하지 않아 안타깝다. 주민단체는 퇴비공장을 직접 감시하고 압박하기보다 행정에 퇴비공장을 폐쇄하라고 촉구한다. 그런데 주민대책위와 행정 간에 신뢰나 연대는 보이지 않는다.
대책위는 곳곳에 펼침막을 걸고 집회도 열고 기자회견도 한다. 주민들의 원성을 세상에 알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일까. 단순 생각해 보면, 주민들이 강력한 민원을 응원 삼아, 행정이 더욱 적극적으로 인계퇴비공장의 불법ㆍ위법사항을 적발해 조치하고, 종국에는 주민들의 원성을 해결하면 될 일인데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석연치 않다.
행정은 ‘할 일은 하고 있다’는 듯 감사 결과를 공개한다.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는 가볍고 가벼운 조치만 내리면서 “(대책위에) 일부 정치세력이 관여해, 행정 처리 계획에 방해가 됐다”면서 “가만있으면 조용히 처리될 일을 망쳤다”고 역정을 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의회는 더욱 볼 만하다. 수년 동안 시도 때도 없이 엄습하는 구린내를 호소하는 주민들을 돕는 한 군의원의 노력을 방관하는 것처럼 보여 볼썽사납다. 이미 보도돼 모두 아는 일이지만 신정이 의원이 행정부서에서 어렵게 구한 자료를 들춰보니 ‘어이없고 엄청나서’ 군수에게 보고(?)하고, 의회 ‘5분발언’에서 행정에 적극적으로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며칠 뒤, 퇴비공장 종사자가 의회를 찾아와 “내가 전과 ○○범인데, ○○○ 죽이고 나도 죽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는데, 의회는 무지막지한 폭언을 듣고도 관대한 아량(?)을 보였다. 동료(?) 의원들은 신 의원의 활동은 오롯이 개인의 영달을 위한 ‘몸부림’ 정도로 보는 듯하다. 오죽 ‘폭폭’하면 울먹일까? 의원들마저 ‘내 일 아닌 남의 일’로 여기며 외면하는 모습을 보며, 행여 “가만있으면 처리될 일”이라는 행정의 눈치를 보는 건 아닌지 많이 궁금하고 의아하다.
인구 감소는 공동체를 붕괴시키고 사회경제적 활력을 낮춘다. 대도시만 살아남는 구조에서 농촌이 살아날 길은 무엇인가.
‘함께 발전하는 행복한 순창’을 만들기 위해 ‘청정ㆍ발효ㆍ치유ㆍ행복’ 등 구호를 내세운 군정이 ‘구린내’ 없애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할 리 없다. 일자리ㆍ자녀교육ㆍ주거ㆍ생활 여건ㆍ문화ㆍ여가 시설 등을 확충해서, 이사 가는 군민은 잡고 오는 군민은 늘리려고 노력하는 행정이 주민들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를 무시할 리도 없다.
그런데 정작 권한을 가진 행정과 민원을 일으킨 주민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보인다. 행정이 과거 권위적 정권에서의 인식과 경험에 머물러 있으면 주민을 이해하기보다 줄 세우려 든다. 그런 생각이 아니면 “구린내 피우는 퇴비공장 하나 관리하지 못하면서 무슨 귀농 귀촌 성지냐”는 주민들의 비아냥에 즉각 성내고 흥분하기보다 상황을 설명하고 계획을 밝혀야 한다.
‘못된 주민이 열심히 일하는 행정에 대든다’며 언짢아하면 ‘함께 발전’할 수도 ‘함께 행복’할 수도 없다. 주민들은 ‘우리를 위해 발로 뛰는 공무원을 볼 수 없다’고 불평하며, 선거 때면 시중까지 들것처럼 치근거리며 민의를 대변하겠다던 의원들이 안 보인다고 불만이다.
군민의 지지로 당선된 군수는 주민 다수가 요구하는 민원을 대놓고 무시하지 않는다.
‘평생직장’으로 삼고 들어온 공무원들이 4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군수의 군정 철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진정이 왜곡 보고ㆍ전달되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대책위도 행정이 한 일과 할 일,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 비난하고 고발하며 전선을 넓히는 일이 유리한 전술인지도 검토해봐야 한다. 궁극적인 목표가 ‘구린내 없는 행복한 순창’이면 주민과 행정, 군수가 머리를 맞대지 않을 이유도 명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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